[2016 리우] ‘8년의 한풀이’ 태권낭자 오혜리, 이제는 그랜드슬램 향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0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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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태권낭자’ 오혜리(28·춘천시청)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8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세계랭킹 6위 오혜리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 3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13-12로 제압,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태권도에서 나온 한국의 2번째 금메달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 체급에서는 5회 연속 메달이 쏟아졌다.

그토록 꿈에 그린 올림픽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지만 사실 그녀는 유력한 메달 후보가 아니었다. ‘태권도 인생’ 8할은 기다림과 고난이었다. 2008년 베이징대회를 앞두고 올림픽에 도전하려 했지만 이 체급에는 ‘최강자’ 황경선이 있었다. 2004년 아테네대회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황경선에 밀려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탈락했다. ‘훈련파트너’가 그녀의 임무였다. 심지어 4년 전에는 불운까지 따랐다. 2011년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자신감을 높여 런던올림픽을 위해 선발전을 준비하다가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선발전을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오혜리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온갖 시련에도 넘어지지 않았다. “내가 이뤄야 할 목표가 있었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이겨냈다. 2004년 월드컵 단체전 1위를 기점으로 지난해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정상에 섰다. 그리곤 월드그랑프리까지 제패했다.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순간이었다. 리우올림픽에 앞서 오혜리는 “목표는 무조건 1위다. 한국 여자태권도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우승을 경험한 오혜리의 전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릴 참이다. 2년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이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만개한 만큼 욕심이 더욱 커졌다. 당장 은퇴 계획은 없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다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결승전을 앞두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2020도쿄올림픽까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2년 후까지는 충분히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를 전했다.

드디어 ‘불굴의 전사’ 오혜리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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