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를 찾아주세요” 시리아 아이들 ‘포켓몬스터’로 도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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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2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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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중인 시리아에 사는 아이들이 ‘포켓몬스터’ 캐릭터가 그려진 그림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21일(현지시간)시리아혁명군(RSF)미디어 사무소는 홈페이지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와 같은 사진을 20여 장 올렸다.

아이들은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캐릭터가 그려진 그림과 함께 ‘저를 구하러 와주세요’, ‘저는 시리아에 있어요’ 등의 문구를 아랍어로 적었다. 또 폭격으로 초토화된 건물에 앉아있는 시리아 아이 옆에 울고 있는 피카츄 캐릭터가 있는 사진도 있다.

시리아 혁명군이 이런 사진을 올린이유는 AR(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 고(Pokemon Go)’의 열풍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이 포켓몬스터를 잡으러 관심을 갖는 것처럼 전쟁터에 갇힌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또한 시리아인 디지이너 사이프 알딘 타한(Saif Aldeen Tahhan)은 ‘포켓몬 고’에서 착안해 ‘시리아 고 (Syria Go)’라는 제목을 붙여 그림을 그렸다. 배경은 폭격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시리아이고 누군가 ‘포켓몬 고’를 하듯 스마트폰으로 그곳을 보면 ‘구명보트’, ‘집’, ‘책’ 등이 보이는 것 같은 그림이다. 이 그림은 5년간의 내전이 시리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과 피해를 주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사이프 알딘 타한은 21일 영국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리아와 시리아인들을 향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나는 시리아가 아직도 내전 중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포켓몬 고’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에 열광하고 있지 않나. 어느 날 갑자기 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시리아인들의 고통을 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시리아인들은 생계에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조차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점점 시리아의 상황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부터 6년째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정책연구센터(SCPR)는 내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숨진 시리아 주민이 47만여 명이라고 집계했다. 부상자 숫자는 190만 명에 달한다.

전쟁으로 난민 신세가 된 사람은 전체 국민(약 1700만 명)의 45%에 달했다. 636만 명이 시리아 내에서 떠돌고 있으며, 4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국외에서 새로운 거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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