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탄에 맞은 비무장 흑인 “왜 쐈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하더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2일 14시 07분


코멘트
사진출처=미국 ABC뉴스
사진출처=미국 ABC뉴스
또 다시 흑인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한 흑인 치료사가 자폐증 환자를 돕다가 비무장 상태에서 총격을 당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행동치료사 찰스 킨지(Charles Kinsey·47)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총격 사건은 보호시설 직원인 킨지가 18일에 보호시설을 탈출한 흑인 자폐아 환자를 다시 시설로 데려가기 위해 달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갑자기 경찰들이 몰려왔고 그 중 한 명이 총 2~3발을 쐈다. 이 중 한 발이 킨지의 오른쪽 발에 맞았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어떤 사람이 총을 들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것 같다는 제보가 들어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떠한 총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킨지가 경찰에게 비무장 상태임을 알리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킨지는 바닥에 누워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들며 흉기나 총기가 없음을 알렸다. 또 킨지는 경찰들에게 “리날도(자폐아 환자 이름)가 갖고 있는 건 장난감 트럭이다, 총이 아니다”라며 “리날도는 자폐아 환자이고 나는 자폐아 수용시설의 치료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알렸다. 이어 킨지는 자폐아 환자에게 “리날도, 긴장하지 말고 그대로 땅에 누워. 그리고 손을 하늘 위로 올리면 돼”라며 환자를 설득하는 모습도 보였다.

킨지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땅에 누운 채 손을 올리면 그들이 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착각이었다”며 “그들은 우리가 총이 없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과잉 대응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내가 경찰에게 총이 없는데 왜 나를 쐈냐고 물어보니 그들이 ‘나도 모르겠다’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북 마이애미 경찰 국장인 게리 유진(Gary Eugene)은 “이번 사건을 투명하기 처리하기 위해 플로리다 주 법무부가 조사를 담당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