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했던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 뒷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8일 09시 30분


나눔올스타 2루수 정근우(왼쪽)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번트왕 선발대회 때 팀 동료인 이용규의 아들을 붙잡고 그라운드에서 장난을 걸었다. 그러자 이용규의 아들은 심술이 났는지 정근우의 볼을 꼬집었다. 정근우의 아들(오른쪽)은 그러거나 말거나 의젓하게 앉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여자아이는 정근우의 딸.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나눔올스타 2루수 정근우(왼쪽)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번트왕 선발대회 때 팀 동료인 이용규의 아들을 붙잡고 그라운드에서 장난을 걸었다. 그러자 이용규의 아들은 심술이 났는지 정근우의 볼을 꼬집었다. 정근우의 아들(오른쪽)은 그러거나 말거나 의젓하게 앉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여자아이는 정근우의 딸.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5일과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이 막을 내렸다. ‘별 중의 별’ 미스터올스타는 두산 민병헌이 차지했고, 홈런더비에서는 LG 루이스 히메네스가 총 10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비가 내려 후텁지근했던 한 여름 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 올스타전의 뒷이야기를 모아봤다.

NC 테임즈의 특급 팬 서비스

올스타전의 진정한 별은 전반기 한국프로야구를 아낌없이 응원해준 야구팬들이었다. NC 에릭 테임즈는 열성적인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관중석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등 특급 팬 서비스를 했다. 갑자기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거는 테임즈의 돌발행동에 고척돔을 찾은 한 여성 팬은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테임즈의 통역을 맡고 있는 NC 강마루솔 사원은 “테임즈가 심심하다면서 자청해 관중석을 돌아다녔다. 평소에도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날도 팬들에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으며 축제를 한껏 즐기는 모습이었다”고 귀띔했다.

가장 바빴고 가장 빛났던 kt 박경수

kt 박경수는 감독추천선수로 참가했지만 베스트 24명뿐 아니라 전체 48명 올스타 선수들 중 가장 바쁜 이틀을 보냈다. 그는 15일 열린 홈런더비에서 SK 이재원 대신 출전해 결승에 진출했고, 16일에는 번트왕에 출전해 혼자서 20점을 올렸다. 본게임에서는 대타로 나와 결승타와 홈런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비록 홈런레이스 결승에서 LG 히메네스에 홈런 2개 차이로 우승을 넘겼고, 올스타전에서도 두산 민병헌에게 미스터올스타 자리를 내줬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우수타자상으로 만족한다. 재미있게 즐기다가 간다. 상금(300만원)은 동료들을 위해 쓰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승엽 진귀한 스퀴즈번트

올스타전의 묘미는 의외성이다. 정규시즌에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주인공은 삼성 이승엽이었다. 그는 3회 1사 3루서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부터 번트시도를 했다. 당시 3루수는 옛 동료 박석민(NC). 이승엽의 갑작스러운 번트에 박석민은 크게 웃었지만, 이승엽은 박석민을 향해 계속 번트를 시도하겠다는 제스처를 보냈고 4구째 실제 스퀴즈번트를 댔다. 타구가 투수정면으로 향해 3루주자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지만, 3루주자를 묶어두는 사이 이승엽은 야수선택에 의한 출루로 1루에 안착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국민타자’의 번트에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로사리오의 극단시프트-테임즈의 도발

한화 윌린 로사리오는 극단적 시프트에 항의(?)했다. 드림올스타는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로사리오가 4회 타석에 들어서자 잡아당기는 그의 타격에 맞춰 1루수를 제외한 내야수 전원을 2루와 3루 사이로 이동하는 극단적 시프트를 펼쳤다. 항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과는 삼진. 테임즈는 6회 1사서 박희수(SK가 던진 공에 오른팔을 맞자 모자를 벗고 마운드로 달려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테임즈의 도발에 박희수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지만 장난인 것을 알고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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