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할리우드 대형 영화사들은 한국 시장 눈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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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폭스 ‘곡성’ 투자로 수익 짭짤 넷플릭스는 ‘옥자’ 576억원 전액 투자

5월 11일 개봉해 약 7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곡성’. 나홍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등이 출연한 ‘한국 영화’지만 스크린엔 뜬금없는 회사 로고가 뜬다. 바로 미 할리우드 영화사인 이십세기폭스가 투자 제작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영화계가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동안 막대한 자본과 기획력으로 무장한 해외 영화사나 콘텐츠 기업들은 한국 시장으로 급속히 몰려들고 있다. 곡성을 만든 이십세기폭스를 필두로 워너브러더스와 넷플릭스 등도 투자 제작에 뛰어들었다.

20세기폭스는 2010년 나 감독의 영화 ‘황해’에 부분 투자를 하며 가장 먼저 한국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런닝맨’(2013년) ‘슬로우 비디오’(2014년) ‘나의 절친 악당들’(2015년) 등으로 꾸준히 필모그래프를 쌓아왔으나 수익 면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번에 곡성으로 기지개를 켜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세기폭스코리아의 김호성 FIP(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한국 대표는 “폭스는 한국 영화가 지닌 콘텐츠의 힘에 오랫동안 주목해 왔다”며 “당연히 수익도 고려하겠지만 국내 콘텐츠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닐 수 있게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0세기폭스는 로맨틱코미디나 호러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해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세계 시장에 함께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도 조만간 한국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해 워너로컬프로덕션을 설립했고 올해 9월 영화 ‘밀정’을 개봉할 예정이다.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송강호 공유 한지민 등이 출연해 올 하반기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밖에 공효진 이병헌 등이 주연을 맡은 ‘싱글라이더’(가제)도 조만간 선보인다. 세계적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역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제작비 5000만 달러(약 576억 원)를 전액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브러더스 관계자는 “많은 해외 콘텐츠 기업들이 한국 영화의 참신한 소재와 독창적인 시나리오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들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할리우드#헐리웃#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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