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살풀이 인간문화재 선정 끝내 물거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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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사전 노출 등 논란 영향 태평무만 양성옥 교수 인정예고
무용계 “문화재청 결정 이해안돼”

양성옥 교수
양성옥 교수
무용 부문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 심사를 앞두고 심사위원 명단 사전 유출 등의 논란을 초래했던 문화재청이 결국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 부문 보유자를 끝내 내놓지 못했다.

▶“수십년 계승한 춤과 정신을 제자에게 평가 받으라니…”

문화재청은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부문에 대해서만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 교수(62)를 보유자로 인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1980년 강선영 선생의 문하에 입문해 1996년 태평무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인정예고를 공고해 의견을 수렴한 뒤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보유자 인정을 확정한다.

하지만 무용계는 이번 문화재청의 인정예고 발표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로 무용가 조흥동 씨는 이날 “태평무와 마찬가지로 살풀이춤 역시 지난해 이매방 선생이 작고한 뒤 보유자(인간문화재)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보유자가 나와야 했다”며 “훗날 다시 승무와 살풀이춤 심사를 한다 해도 결국 이번에 시험을 치른 전수교육조교 위주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문화재청의 승무, 살풀이, 태평무 보유자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무용계 인사는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승무와 살풀이 분야에 대해서도 우수 점수자를 가려 문화재청에 심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사위원 다수의 의견이 적격자 없음이 아닌데 문화재청이 태평무 분야만 보유자 인정예고를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집에서 살풀이춤의 보유자 선정 심사를 시작으로 12월 3일 승무, 7일 태평무 심사를 잇달아 진행했다. 태평무는 27년, 살풀이춤은 25년, 승무는 15년 만에 새로운 인간문화재를 선정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인간문화재 선정을 앞두고 비밀 유지가 필수인 인간문화재 조사(심사)위원 명단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승무#살풀이#인간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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