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해외투자 세금 고민 더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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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펀드 결산일 지나면 환매뒤 재가입
② 연금저축펀드, 세금 재투자 효과
③ 고액투자라면 펀드보다 주식-ETF

지난해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 1500만 원을 투자한 직장인 홍모 씨(46)는 수익률이 60%까지 오르자 매도해 900만 원을 벌었다. 그는 중국 본토펀드와 러시아펀드에도 투자해 각각 80%, 20%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 해외 펀드 평가이익은 총 1300만 원. 기대 이상의 성과로 한동안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그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올해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세금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하는 5월을 맞아 지난해 높은 수익을 낸 중국, 인도 등 해외 펀드 투자자들이 세금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해외 증시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투자자들의 세금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펀드발 세금폭탄 주의보


현행 세법에 따르면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금소세 대상이 되면 금융소득과 다른 종합소득을 합산해 소득구간에 따라 15.4∼41.8%의 누진 세율을 적용받는다. 소득과 연계된 건강보험료도 오를 수 있어 부담이 커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펀드와 인도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각각 39.12%, 38.64%다. 지난해 초 중국 본토펀드에 5000만 원을 투자한 투자자들이 평균 1956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중국 본토펀드에 5000만 원 이상 투자한 사람 중 다수가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펀드는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초 이후 중국 본토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일 기준 31.20%다. 러시아(31.37%), 일본(17.07%), 유럽펀드(15.61%)의 수익률도 높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영업부 부지점장은 “해외 펀드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고액 자산가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최근 이와 관련해 펀드 환매 시점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 절세 비법


전문가들은 절세를 위해 해외 펀드의 환매 시점을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역외펀드는 매도 시점에만 과세되지만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펀드는 매년 결산해 평가이익에 대해 세금을 뗀다.

현재 평가이익이 어느 정도 난 상태에서 펀드 결산일이 이미 지났다면 바로 환매한 뒤 다시 가입하는 게 좋다. 재가입한 이후 발생하는 차익은 내년 소득분으로 잡히기 때문에 소득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 부지점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걱정된다면 해외 펀드를 환매한 뒤 비과세인 주식형펀드나 분리 과세가 되는 하이일드펀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활용해도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에서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연금을 찾기 시작하는 때에만 세금을 내면 된다. 이 때문에 세금을 재투자하는 효과가 있고, 연금저축펀드 계좌 내 다른 투자 상품이 마이너스라면 수익을 총 합산해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더 생긴다. 또 연간 최대 700만 원까지 13.2∼16.5%로 세액공제가 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이 넘는 고액 투자자라면 해외 펀드보다 해외 주식이나 해외에 설정된 ETF를 직접 매매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해외 주식과 역외 ETF에 대해서는 각각 연간 투자수익금의 250만 원을 기본 공제한 뒤 22% 단일 세율로 분리 과세한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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