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ESCAP 동북아사무소, 지역연계 프로젝트 산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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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송도 개소후 사업 활발
나진선봉 철새보호구 프로젝트 등 남북한 이어주는 사업 추진

연세대 학생 40여 명이 1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 입주해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동북아사무소 등 유엔 기구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연세대 학생 40여 명이 1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 입주해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동북아사무소 등 유엔 기구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범아시아 관통 철도가 어떤 이익을 주는가?”

15일 국내에서 유엔 기구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G타워. 이곳에 자리 잡은 10여 개 유엔 기구 중 한국과 인연이 가장 깊은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G타워 6층 회의실에서 ‘포용적 성장’을 주제로 학생 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ESCAP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포용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 사회 환경 지표 조사를 했고, 14일 본부가 있는 태국 방콕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ESCAP 동북아사무소는 15일 연세대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의 40여 명을 초청해 아태지역 국가의 사회 경제 환경 지표를 설명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는데, 이 중 가나에서 온 유학생 존 눈야 아뱀애누 씨(연세대 행정학과 박사과정)는 “환경과 사회적 요소들이 상품화된 상황에서 경제적 포용 없이 어떻게 사회적 포용이 가능한가”라며 현실의 문제점을 캐물었다.

학생들은 아태지역 22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에 다소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한국은 환경 포용성 부문에서만 1위를 차지했고 경제, 사회적 포용성 분야에서는 중하위권에 속한 것. 지니계수(빈부격차지수), 실업률, 남녀 경제활동 비율 등의 통계 수치를 근거로 한 경제적 포용성의 경우 카자흐스탄 1위, 아제르바이잔 2위, 태국 3위, 라오스 4위, 베트남 5위 순으로 조사됐다.

ESCAP 동북아사무소는 2010년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이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1991년 북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하기 전인 1954년부터 ESCAP 회원국이었다. 한국과 유엔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이 기구를 통해 각종 원조를 요청해 경제 부흥을 일굴 수 있었다. 한국이 이제 유엔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ESCAP 동북아사무소에서 다양한 지역 연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동북아사무소 주도로 17∼21일 인천 강화도에서 철새 보존을 위한 리더십 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몽골 등의 자연보호 관련 정부 및 기관 종사자 24명과 생태보호 전문가 8명이 숙식을 하면서 한강과 임진강 어귀, 강화도, 북한산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철새 보전 전략을 논의하게 된다.

ESCAP 동북아사무소는 또 남북한을 이어주는 사업에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한 최북단 두만강 접경지인 나진선봉(나선시) 철새보호구 보존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다. 이 사무소 직원들은 지난해 3월 북한 나선경제무역지대 인근의 철새보호구에서 철새 탐사 및 서식지 현장 조사를 벌였고,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메추라기, 쇠검은머리쑥새와 국제 취약종인 재두루미 등 111종의 철새가 이곳에 서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이 ESCAP 공동 회원국인 만큼 북한의 협조가 원활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상민 ESCAP 동북아사무소 부소장은 “나선철새보호구와 러시아 하산 국립공원 습지, 중국 훈춘의 징신 국립공원 습지를 하나의 접경권역으로 묶어 올해 말까지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에서는 최초이자 전 세계 17번째로 접경권역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는 것이다.

동북아사무소는 이 밖에 일본 도쿄∼부산∼서울∼평양∼중국 베이징∼터키 이스탄불을 연결하는 ‘아시안 하이웨이(AH) 1’과 부산∼동해∼북한∼러시아를 잇는 ‘AH 6’ 도로 연계망 사업에도 의욕적이다. 이들 도로와 철도를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도 구축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22일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ESCAP 동북아사무소에서 국내에 파견된 유엔 기구 근무자 100여 명과 유엔 창립 70주년 관련 간담회를 갖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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