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호반건설,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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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와 호반건설 등 다수의 업체가 참여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20위의 중견건설업체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이기도 하다. 금호산업 인수자가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인수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수 가격은 최대 1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금호산업의 현재 대주주는 57.6%의 지분을 가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다. 금호산업의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는 25일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대기업 중에선 신세계와 호반건설이 참여했고, 현재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PE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전의 핵심은 결국 호반건설과 신세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지만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단 호반건설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6000억 원 정도는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호와 호반은 모두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공능력평가 15위인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금호산업의 지분을 한때 최대 6.16%까지 사 모으면서 일찌감치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박삼구 회장의 현재 지분은 5.13%이며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4.94%다. 호반건설은 4.95%를 갖고 있다.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이번 인수전을 비상장사인 자신들의 재무건전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홍보 효과를 거두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신세계는 갑자기 등장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이 항공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주는 ‘백기사’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금호터미널로부터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 동안 5000억 원의 보증금에 장기 임차하는 등 금호와 인연을 맺었다.

박삼구 회장은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시한 금액 중 최고가와 같은 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자금력을 뛰어넘는 입찰 가격이 제시될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간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인수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입찰적격자를 선정한다. 본래 예비입찰을 할 예정이었지만 산업은행은 바로 본입찰을 하기로 했다. 따라서 4월쯤이면 금호산업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신세계#호반건설#금호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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