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고교생도 과감히 기용 ‘핸드볼의 이정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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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 신임 대표팀 감독
“11월 올림픽예선 반드시 1위 아시아 최강 자리 되찾을 것”

“최장신 감독이라고요? 그렇죠. (김)세진이도 저보다 작으니까요.”

윤경신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 감독(42·사진)은 키로 ‘최고의 감독’이 아니냐는 질문에 신이 났다. 윤 감독의 키는 203cm. 프로배구 OK 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보다 3cm가 더 크다.

“농구의 (서)장훈이나 (김)주성이가 감독이 되지 않는 이상 제가 최고네요. 하하.”

윤 감독은 살아 있는 핸드볼의 전설이다. 다섯 차례 올림픽에 나갔다. 아시아경기에서는 5개의 금메달(1990, 1994, 1998, 2002, 2010년)을 따냈다. 윤 감독은 두 차례의 세계선수권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득점왕도 차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11년간 8차례나 득점왕에 올랐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에 그친 남자 핸드볼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까지 윤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다.

“지금은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할 때입니다. 무모한 도전일 수 있지만 제 심장이 먼저 반응을 했어요.”

윤 감독은 판을 뒤집을 참이다. 유망주를 과감히 뽑고, 대표팀 주력 선수들의 기량은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6일 발표된 국가대표 명단에 고교생인 박재용(대전 대성고)과 김연빈(부천공고)을 포함시킨 이유다. 윤 감독은 “아시아경기, 올림픽 성적 때문에 어린 선수들을 쓸 수 없었다”며 “축구의 이정협(상주)과 같은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과는 눈높이 소통을 약속했다. 윤 감독은 “나는 시대를 잘 타고 났다. 고마운 마음을 갖고 선수들이 나를 아래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첫 시험무대는 11월에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이다. 올림픽 출전 티켓은 단 1장.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을 꺾고 금메달을 딴 카타르를 넘어서야 한다. 선수 대부분을 귀화시킨 카타르는 지난달 열린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이 카타르를 상대한 뒤 상당히 충격을 받고 의기소침해 있다. 나부터 싸움닭이 돼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왼손잡이인 윤 감독은 요즘 오른팔을 자주 쓴다. 작전 판에 오른손으로 전술을 그리고 쓰는 재미가 붙었다. 이제 왼팔이 아닌 오른팔로 제2의 핸드볼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윤 감독이다. “오른팔은 싱싱합니다.”

의정부=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핸드볼#올림픽#윤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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