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4중 안전경영시스템 10년째… “제2의 아현동 폭발 사고는 없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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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참사 결코 잊지말자”… 환경-보건-안전-품질 최우선
현장조치 매뉴얼에 ‘골든타임’ 강조… “초동대처 강화에 만전 기하고 있어”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서 직원들이 화재 비상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서 직원들이 화재 비상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이달 2일 대구 동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대강당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가스사고 20주기를 맞아 안전관리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대회였다.

가스공사 경영진과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대회에서 장석효 사장은 “아현동 사고 20주기를 맞아 안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고 안전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가스공사의 안전관리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가스공사는 환경, 보건, 안전,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EHSQ 안전경영시스템’을 구축해 회사의 모든 활동에 ‘안전 DNA’를 심어 실천하고 있다.

○ 안전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가스공사는 10년 전인 2004년부터 안전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국제 안전관련 컨설팅 기관인 노르웨이의 ‘DNV 인증원’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안전경영에 대해 주기적으로 평가를 시행했다. 환경, 보건 등 각 분야에서 갖춰야 할 수준을 객관적으로 구축한 뒤 조직 경영방침과 구성 등을 체계적으로 짰다.

가스공사 측은 안전경영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각 부문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위험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를 5년에 한 번씩 부문별로 점검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면서 안전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쌓였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설계 단계부터 위험성은 없는지 따져가며 설비를 운영하다 보니 사고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008년에는 통합정보화시스템(ERP)을 구축하면서 안전관리프로세스가 표준화됐다. 단순히 설비의 안전수준을 높이는 데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전 구성원의 안전인식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가스공사는 2008년에 국가 재난관리기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과 대통령상을, 2011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에너지 안전관리 분야의 모범기업이 됐다.

○ 안전관리 비용 축소는 사고 불러

1994년 12월 7일 발생한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는 가스공사에 잊고 싶은 뼈아픈 참사다. 가스밸브에서 샌 가스가 환기통 주변 모닥불에 붙어 폭발한 사고로 12명이 사망하고 101명이 다쳤으며 주변 건물 145채가 부서지는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 아현동 참사가 일어난 원인은 공공기관 ‘경영혁신 조치’에 따라 경비 절감 차원에서 안전관리 조직과 품질관리 인력을 줄인 게 결정타였다. 가스공사 측은 “32억 원에 불과했던 안전관리 비용을 ‘낭비 요소’로 간주한 게 큰 실책이었다”고 회상했다.

가스공사는 제2의 아현동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관리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가스밸브 등 안전과 직접 관련되는 주요 기기에 대해 전문검사기관의 제품검사를 의무화했다. 또 지하에 매설된 가스배관에 대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했고, 지하 가스공급관리소를 되도록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개방화를 추진했다. 또 주요 공급관리소에 폐쇄회로(CC)TV를 구축하고 주배관망 안전순찰 차량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재난대비 훈련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12일 경남 통영시 통영기지본부에서 산업부 주관으로 ‘재난 발생시 초기 인명대피 및 재난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시행했다. 통영기지에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그에 따른 가스 누출 및 화재 발생에 대비하는 훈련이었다.

공사 현장의 안전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장 사장은 최근 부산 사하구∼경남 진해시를 잇는 지하 38.5m 깊이의 을숙도 해저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해 겨울철 안전관리 등에 대비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공사 측은 터널 출입자 안전교육 강화와 위험경보시스템을 이용한 재해 예방조치에 집중하며 연말연시 안전사항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가스공사 측은 “최근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개선해 이른바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초동조치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에너지 공급시설의 안전관리 강화를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국가스공사#참사#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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