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90년 삼양그룹, 넥타이 풀고 캐주얼 입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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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복장 자율화 시행… 밀가루-설탕-섬유로 사업 시작
화학-의약-바이오로 영역 확장… ‘超장수기업’으로 도약할 채비

삼양그룹이 1일 창립 90주년을 맞았다. 또 이날부터 넥타이를 매지 않는 캐주얼 차림의 출근을 시작했다.

삼양그룹은 1924년 수당 김연수 전 회장이 창업했으며, 현재 설탕과 밀가루 중심의 식품산업에서 화학·바이오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초장수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양그룹의 모태는 김연수 회장이 1924년에 세운 ‘삼수사(三水社)’. 당시 삼수사는 농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식량인 쌀을 생산하기 위해 호남 일대에 ‘기업형 농장’을 운영했다. 이후 1931년 사명을 삼양사(三養社)로 바꾸고 만주 일대에 진출해 한반도에서 이주한 농민들의 개간 사업을 지원했다. 이후 1955년 제당사업을 시작해 한국의 대표 기업 반열에 올랐다. ‘삼양설탕’은 명절 단골 선물로 통하기도 했다.

식품사업에 주력했던 삼양그룹은 1960년대부터 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1969년에는 전북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워 화학섬유 사업에 진출했고, 1980년대에는 석유화학 산업에, 1990년대에 바이오·의약 사업에 각각 뛰어들었다.

삼양그룹은 2004년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변혁기를 맞이했다. 당시만 해도 그룹의 주력 산업은 여전히 밀가루, 설탕, 섬유 사업이었지만, 2004년 창립 80주년을 맞이해 화학, 식품, 의약 등을 핵심 성장 사업부문으로 정하고 이들 산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삼양그룹은 현재 국내 1위 금연보조제 니코스탑과 항암제 제넥솔, 몸에 녹는 수술용 봉합사 등을 생산하면서 바이오·의약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화학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한창이다. 삼양그룹은 올해 일본 미쓰비시화학과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삼양화인테크놀로지’를 세워 산업용 차세대 이온 교환 수지를 생산하는 등 화학 분야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삼양그룹의 매출액 4조5760억 원(2013년 기준) 중 화학 분야 매출액이 58%에 이를 정도로 그룹의 체질 개선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그룹은 그룹의 모태인 식품 사업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06년 패밀리 레스토랑인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해 외식업을 시작했고, 삼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을 ‘큐원(Quality No.1의 줄임말·품질 1등)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해 젊은 이미지로 변신했다. 올해에는 식자재 유통 사업에 진출했다.

삼양그룹은 이달 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본사에서 창립 90주년 기념식을 연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비전대로 삼양을 100년이 지나도 끄떡없이 살아남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삼양그룹#넥타이#개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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