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문채원에 대한 편견 셋 ①차갑다 ②술 좋아한다 ③여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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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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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채원(27)을 만났다. 생각이 많은 표정, 느린 말투 속에는 그만의 단단함이 묻어났다.

당차고 예쁜 공주의 남자 속 세령, 혹은 착한 남자를 죽도록 사랑하는 서은기 정도가 끝일 줄 알았던 그는 드라마 ‘굿닥터’에서 또 한번 배우 문채원을 한 꺼풀 벗겨 냈다.

이전 작품들에서 그는 차갑고 강인하면서도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굿닥터’에서 차윤서 역을 연기한 그는 한없이 밝고 상냥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다시 만난 그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알면 알수록, 작품을 하면 할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그는 ‘천상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가졌던 편견 세 가지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실제 만난 문채원의 모습과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문채원은 차갑다?

“제 첫 인상이 또 차갑다고 하던가요?”

문채원은 웃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극 중 상대역이었던 주원이 문채원의 첫 인상이 차가웠다고 말한 것에 그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놀란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데뷔 초에는 제가 긴장 하고 말도 잘 못해서 차가운 이미지로 봐주셔도 이해가 됐는데, 지금은 그런 이미지로 비치지 않으려 먼저 인사하고 더 웃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제 첫 인상이 왜 그럴까요? 결국 나중의 이미지는 차갑지 않다는 거죠?(웃음)”

드라마에서 보여준 털털하고 발랄한 노래방신도 오로지 문채원 본인이 한 것이다.

“그 신에 대한 고민이 무척 많았어요. 꾸미지 못하고 매력도 없는 여의사 캐릭터로, 취중장면은 사랑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거든요. 노래와 춤 등의 애드립은 오로지 제 생각대로 했어요.”

평소에도 노래방에서도 잘 노느냐는 물음에 그는 “평소에도 마이크를 잘 잡는다. 드라마에서만큼은 아니지만”이라며 웃어보였다.

●문채원은 술을 좋아한다?


노래방 장면도 무척 자연스러웠지만, 첫 회에서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며 박시온(주원 분)의 집에 난입하는 문채원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같은 연기가 아니더라도 어쩐지 문채원은 술을 잘 마실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이에 문채원은 큰 한숨으로 반응하며 “정말 그런 편견을 지니신 분들이 많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제가 술 연기, 술 광고를 해서인지 술을 잘 마실 거라는 편견을 지니신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실제로 저는 술과 거리가 되게 멀어요.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딱히 들지 않고, 주당도 아니에요.”

또 문채원은 게임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는 촬영을 하며 “나만 빼고 모두 스마트폰 게임 삼매경이었다”며 “레지던트 역 김영광, 윤박, 윤봉길 등이 모인 의국실은 그야말로 게임방이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서로 ‘너 죽었어’라며 난리가 났더라고요. 저는 게임 정말 못하거든요. 저만 빼고 다들 촬영 동안 쉬는 시간은 바로 게임 시간이었죠.”

●문채원은 여우 같다?

문채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유독 독특하게 느껴진 점이 있었다. 다른 여배우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그만의 색다른 고민을 마주한 것.

“저의 라이벌은 남자예요. 남자배우들을 보면 그렇게 질투가 나요.”

여자배우로서 같은 역할을 바라보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여배우들이 라이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문채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심각하게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얼마 전 영화 ‘화이’를 봤어요. 스토리도 강렬하고, 결말에 대한 집중도도, 풀어나가는 연출도 참 좋더라고요. ‘난 왜 이런 영화에서는 관객밖에 되지 못할까’라는 속상한 마음이 들었어요.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저런 작품을 만들지는 않잖아요?”

이어 그는 “배우로서 작품 안에서 내 에너지를 꼭 한번 폭발시켜보고 싶다”고 욕심을 보이며 “대한민국 여성 배우로서 그렇게 폭발할 수 있는 터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깊은 갈망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한)효주나 (문)근영이를 만나면, 오히려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이고 서로 고충을 잘 알기에 위로가 돼요. 자꾸 라이벌로 대립각을 두고 질문을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함께 있으면 더 열심히 하자고 의기투합을 하고 오죠.”

어쩐지 여우 같을 것이라는 문채원의 이미지가 한번에 무너지는 고민들과 씩씩한 포부였다.

그의 이야기는 예측하지 못했던 고민이었고, 그만큼 답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배우 문채원이 이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뻔하지 않은 행보를 걷고 싶어요. 드라마나 영화 장르는 상관없어요. 앞으로 또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 제공ㅣ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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