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장영훈]‘탈주 유치장’ CCTV에 뭐가 찍혔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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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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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훈 사회부 기자
장영훈 사회부 기자
경찰이 24일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의혹과 불신만 더 키우고 있다. 17일 탈주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탈주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을 공개하지 않는 데다 탈주 후에도 경찰과 관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검증조차 안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상 탈주 모습이 담긴 CCTV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근거로 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에 관한 법’은 ‘정보 내용이 공개되면 수사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간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해당 장면의 공개가 어떻게 수사에 지장을 준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모방범죄가 벌어질 수 있어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도 대고 있다. 하지만 세로 15cm에 불과한 배식구로 빠져나가는 모방범죄가 사실상 얼마나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현장검증도 그렇다. 경찰은 최갑복이 17일 탈주 후 11시간 동안 대구 동부경찰서 주변을 돌아다닌 부분과, 경찰 포위망을 뚫고 이동한 18∼19일 행적에 대해 수사 발표는 물론이고 현장검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최갑복이 실제로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갔는지조차 경찰의 설명과 본인의 진술 이외에는 누구도 확인한 바 없다. 혹시 더 심각한 경찰의 치부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경찰은 스스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장영훈 대구=사회부 기자 jang@donga.com
#최갑복#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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