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레타 유작 가건물 보존방안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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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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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주 의원회관서 토론회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 동아일보DB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 동아일보DB
철거 위기에 놓인 제주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의 보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21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도의회 의원들의 연구 모임인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가 주최하는 자리다.

2009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선 카사 델 아구아 갤러리는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유작이다. 인근 앵커호텔의 본보기집으로 지어진 가설 건축물로 지난해 6월 존치 기간이 만료돼 철거 대상이 됐지만 문화계와 건축계 인사들은 문화적 가치를 주장하며 철거에 반대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한국 정부에 철거를 재검토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본보 8월 6일자 A22면
철거해 버리기엔 너무 예술적인… 서귀포 ‘카사 델 아구아’ 한달내 사라질 위기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미리 배포한 주제 발표문에서 “레고레타의 유작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지어진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아고라’, 일본인 안도 다다오의 ‘지니어스 로사’ 등과 함께 제주를 빛나게 하는 건축물”이라며 “가설 건축물도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하는 국내외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건축가 미스 반데어로에가 설계한 1929년 바르셀로나 세계박람회 독일관이 철거됐다가 복원됐고, SBS 드라마 ‘올인’ 세트장도 다시 지어져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사례로 들었다.

김형준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도 토론문에서 “파리의 에펠탑도 당초엔 박람회 이후 철거될 가설 건축물이었다”며 보존 필요성을 주장했다.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주제 발표문에서 “일본의 버려진 섬 나오시마는 안도 다다오가 미술관과 전시장을 지어 전체를 예술섬으로 바꿔 놓은 뒤 한 해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라는 건축가 덕에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심영진 공평갤러리 아트디렉터는 “건물주와 토지 소유주가 건물과 토지를 기부하거나 제주도가 매입해 갤러리 겸 건축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사회를 맡은 이선화 도의회 여성특위 위원장은 “이달 말 시작되는 한-멕시코 FTA 협상을 앞두고 멕시코의 문화적 자존심을 훼손하는 사례가 나올까 우려된다”며 “제주도, 서귀포시, 사업자가 머리를 맞대고 철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레고레타#가건물#보존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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