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세계화는 절반의 성공… ‘규제’와 공존해야 시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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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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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3.0/판카즈 게마와트 지음·김홍래 이영래 옮김/528쪽·2만5000원·지식트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퍼졌을 때 그 원인을 놓고 각각 다른 해석이 나왔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잘못된 규제 탓이라고 주장한 반면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세계화가 전 세계의 자본과 인력, 정보 등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발생한 문제이므로 다시 보호주의 정책으로 회귀하거나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어느 쪽의 설명이 옳을까.

스페인 나바라대 IESE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통합’과 ‘규제’의 양자택일적 시선으로 세계화를 바라보는 기존의 주장들을 넘어 대안적 세계관을 제시한다. 세계화와 규제를 공존시키는 ‘월드 3.0’이 그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세계관에 따라 ‘월드 0.0’ ‘월드 1.0’ ‘월드 2.0’ ‘월드 3.0’으로 나눈다. 월드 0.0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데 머물렀던 신석기 혁명 이전까지의 세계관이다. 부족의 영역을 벗어나 국민 국가 시대로 접어들고 국가경제가 운영되자 월드 1.0 세계관이 보편화됐다. 이때 국제 교역은 세계 총생산의 1%를 차지했을 뿐이며 그마저도 각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 아래 있었다. 1950년대부터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지난 20년 사이 급속하게 세계를 통합하자 정부의 역할은 적어지고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벌이는 월드 2.0 세계관이 세계 경제를 지배했다.

저자는 세계화 찬성론자든 반대론자든 누구나 전제하고 있는 것, 즉 세계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이를 뒷받침한다. 또 각종 규제와 세계화가 공존할 때 시장 실패를 막고 온실가스 배출의 폐해 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책의향기#인문사회#월드3.0#판카즈게마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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