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진성]학교폭력 부르는 인권조례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상임대표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상임대표
학생인권조례, 왕따 된 교사, 학교폭력의 불협화음이 학교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 학교 선생님들이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고 너나 아이들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 소위 ‘학생인권조례’다. 선생님을 폭력의 가해자로, 제자를 피해자로 정해 놓고 학교폭력을 근절한다는 것이다.

왕따 된 교사들이 정든 교단을 떠나고 있다. 명예퇴직 신청자가 전년 대비 서울 25.6%, 경기 44.7% 급증했다. 이들 중 80.6%는 명퇴 이유로 ‘학생인권조례 추진에 따른 학생 지도의 어려움과 교권 추락’을 들었다.

아이들을 이기려고 하면 교직생활을 못한다고 호소해 온 초등학교 여교사가 있다. 버릇없고 이기적이고 책임감이 없는 아이들을 엄하게 지도하다가 교장선생님에게 여러 차례 불려갔다. 학부모로부터 항의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몇 번을 참고 지내다가 명퇴를 신청했다. 옛날 어른들은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고 했다. 지금 아이를 망치는 사람은 매를 드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선생님이다. 지금 교실 현장은 전쟁 중이다. 가정의 제왕인 이 시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보았는가. 철없는 아이들은 날마다 벼랑으로 달려간다. 벼랑 끝 아이를 구하려면 강제적 수단은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조심성 없이 아이 교육에 인권을 끌어들이고 있다. 가정에서의 부모와 자녀, 학교에서의 스승과 제자 간은 시민사회와는 달리 자유, 평등, 인권의 논리를 함부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규제와 억압, 참고 견디게 하는 것도 하나의 교육이기 때문이다. 강제와 억압을 제거해 버리면 아이들이 저절로 자란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일본 정부기관인 총무청 청소년대책본부가 미국, 일본, 한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했다. ‘자녀가 어릴 때는 자유롭게 키우고 성장함에 따라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찬반 비율이 한국은 79.7% 대 19.1%, 미국은 8.2% 대 90.7%, 일본은 38.6% 대 61.4%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어릴 때 엄하게 키워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에 한국 2명, 미국 9명, 일본 6명꼴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는 아이들을 어릴 때 오냐오냐하면서 버릇없이 키우고, 미국은 매우 엄격하게, 일본은 그 다음으로 엄하게 키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차 국제시민으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글로벌 에티켓을 갖춘 개척정신과 책임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이는 어릴 때 엄한 교육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어느 두메산골 초등학교에 3학년 담임인 여자 선생님이 계셨다. 개구쟁이 소년이 개구리를 잡아다가 여자아이들 가방 속에 넣는 장난을 했다. 개구리 배를 갈라 허파가 뛰는 모습을 본 여자아이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뒤늦게 이를 안 담임선생님이 장난을 친 소년을 불러 세웠다. 선생님은 겁에 질린 소년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너는 장차 훌륭한 외과의사가 되겠다”고 하면서 돌려보냈다. 훗날 그 소년은 유명한 의대 교수가 됐다. 내가 믿고 있는 선생님이 “너는 할 수 있어”라고 용기를 주면 아이들은 그렇게 변해 간다.

폭력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내고 경찰에 넘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경찰에 끌려간 제자를 따뜻한 손길로 데려와 어루만져 주는 것이 최선의 처방이다. 처벌이 아닌 감동이 필요하다. 인간 교육은 스승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자식을 학교에 보냈으면 선생님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정부와 지역사회와 언론은 스승의 권위를 되찾아 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김진성 교육선진화운동 상임대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