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퍼포먼스 밴드돌’ 레드애플, 카메라 감독 협박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9시 11분


코멘트

●보컬과 DJ를 새로 영입해 풍성한 사운드로 돌아왔다
●치대생, 모델, 음악 감독…키도 180cm 이상 '엄친아돌'
● 유명 작곡가, 개그맨의 아들…끼 물려받아 벌써부터 '타고난 뮤지션'
●"'핸드싱크' 논란? 누구보다 우리가 더 라이브 무대 원해"

6인조 아이돌 밴드 레드애플.
6인조 아이돌 밴드 레드애플.
"저희 아직은 이 '디지털 기타'보다 인지도 없어요!"(웃음)

'쭈뼛쭈뼛' 수줍게 인사를 하던 첫 인상은 어디가고 이내 '배시시' 웃으며 능청스런 대답을 이어나간다.

최근 두 번 째 싱글 'CODA'로 돌아온 레드애플(LED Apple). 레드애플은 2010년 10월에 데뷔한 6인조 아이돌 밴드다. 리더 한별(보컬)을 비롯해 건우(DJ), 영준(기타), 광연(18·베이스), 규민(18·보컬), 효석(18·드럼)으로 구성됐다.

멤버 영준(21)은 연주하는 디지털 기타를 보여주며 유쾌하게 떠들었다.

"카메라 감독님들이 우린 안 찍고 이 기타만 찍어요. 기사를 통해 말하지만, 자꾸 그러시면 바이올린 연주하듯 얼굴 옆에 두고 연주할 거예요."

아직은 '디지털 기타'만 못하지만 '21세기의 레드 제플린'이 될 만큼 성장하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이들의 순수한 열정을 마주했다.

▶"남규리 선배님과 촬영하면 일주일 밤도 샐 수 있어"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친'은 인기 프로듀서 신사동 호랭이가 제작, 지인 작곡, 김이나 작사의 완성도 높은 곡이다. 레드애플은 디지털 기타와 DJ로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더해 이전보다 꽉 찬 사운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레드애플은 뮤직비디오에서 '인형미모'의 인기 배우 남규리와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남규리 선배의 첫인상을 잊지 못해요. 얼굴이 정말 주먹 만해요. 동안이라 85년생이라는 것도 믿기지 않아요. 이틀 밤을 새면서 촬영했는데 다음날 피곤한 걸 모르겠더라고요."(광연)

▶멤버 모두 키180cm 이상, 치대생-음악감독-모델…'엄친아'만 모였네

멤버들 한 명, 한 명을 보면 '엄친아'들이 따로 없다. 모든 멤버의 키가 180cm을 넘는 훈남인 것은 물론, 호주 명문대 치과 대학생부터 모델, 영화 음악 감독, 컴퓨터 영재도 있다.

"호주에서 태어나 현재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치과대학 휴학 중이에요. 부모님이 제가 치대에 가길 원하셨는데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해 열심히 공부했죠. 치대에 입학해서도 열심히 공부했고요. 음악을 알기 전까지는.(웃음) 또 호주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교육을 받다보니 네 개 국어를 배우게 됐어요. 영어, 불어, 라틴어, 한국어요. 또 호주 교육 특성상 농구, 축구, 스킨스쿠버, 투포환, 창 던지기, 색소폰, 스노우보드 등 안 해본 게 없어요."(한별)

"저는 영화 음악 감독 밑에서 일을 한 경력이 있어요. 영화 '악마를 보았다'와 '두 여자'를 작업했어요."(건우)

건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멤버들이 너도나도 건우의 음악성에 칭찬을 잇는다.

"건우는 기타, 드럼뿐 아니라 정말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알아요. 팀에서는 DJ를 맡아 턴테이블, 디지털믹서도 사용해요. 작곡도 많이 해서 노트북에 있는 자작곡만 천 곡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신사동 호랭이 프로듀서도 벌써 인정했다니까요. 얘는 뭔가 다르다고, 천재라고. 가끔 자작곡을 들려주는 데 정말 좋더라고요. 중독성 있어요."(규민, 영준)

규민은 188cm라는 키에 걸맞게 모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키가 큰 이후로 길거리 모델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카파 잡지 광고를 촬영했고, 데뷔 전 포미닛 선배님들 티저 영상에서도 모델로 촬영했죠."(규민)

광연은 독특하게도 최연소 컴퓨터 국가기술 자격증이 종류별로 있는 컴퓨터 영재, 효석과 영준은 어릴 적부터 악기 실력을 인정받아 예술학교 음악과에 입학한 음악 영재들이다.

▶유명 작곡가와 개그맨의 아들…타고난 피는 감출 수 없어

멤버 중 건우의 아버지는 유명 작곡가 박광현, 효석의 아버지는 개그맨 김은우다.

박광현은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김건모의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등 8, 90년대 인기 가수들의 대표곡을 작곡한 히트 작곡가다. 음악가인 아버지를 통해 도움을 많이 얻지 않았냐고 묻자 건우는 잠시 망설이며 입을 열었다.

"스스로 깨닫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안 알려주시다가 하도 졸라대니 '도레미파솔라시도' 스케일만 알려주시더라고요. 그걸 1년 동안이나 시키셨어요. '3개월 동안 연습해'라고 말씀하시고는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3개월 후에 다했다고 말하면 '다시 해'라고 하시고, 또 다했다고 하니 '이번에는 목소리로 음을 따라하면서 또 연습해'라고 하셨죠. 내색은 안하셔도 저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져요. 종종 사랑한다는 문자도 보내주시고요."(건우)

이어 그는 아버지의 곡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4집 중에 '이제는 기억 속에'라는 곡이 있어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무척 좋아하는 곡이에요. 아버지가 재즈 뮤지션들과 프로젝트로 만들었던 데이지라는 그룹의 앨범 수록곡들은 다 좋아요."(건우)

"저도 건우 아버지의 곡들을 무척 좋아해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가요가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와 정인호의 '해요'거든요. 그 두 곡을 만드신 분이 바로 건우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죠."(한별)

효석의 아버지 김은우는 '코미디전망대' 등에 출연하며 1990년대 콩트개그로 인기를 모은 개그맨이다. 효석은 아버지를 보며 연예인을 꿈꿨다고 이야기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자주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제가 연예인을 한다니 반대를 심하게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반대하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웃음)"(효석)

힘들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버지들의 끼를 물려받아서일까. 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 예사롭지 않은 눈빛,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벌써부터 프로페셔널다운 포스를 풍겼다.

▶"'핸드싱크'? 라이브 무대 많이 보여주고 싶은데 억울해"

레드애플은 실력파 밴드답게 라이브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 '핸드싱크'('립싱크'에서 따온 말로, 악기를 연주하는 시늉 하는 것을 뜻함) 논란이 억울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현재 많은 국내 음악 방송들이 라이브 연주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돼요. 저희야말로 라이브를 통해 진짜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신인이다 보니 그럴만한 기회가 많이 없네요."(규민)

"사실 MR을 틀고 무대에 설 때도 실제와 똑같은 연주를 해요.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고 퍼포먼스만 하는 게 아니에요. 라이브와 똑같고 소리만 안 날 뿐이죠. 그래서 오히려 직접 소리가 나는 라이브를 할 때 훨씬 신이 나고 잘하는 것 같아요."(영준)

이들은 인기를 얻고 더 많은 라이브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기면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하고, 무대에 집중하면 나중에 라이브를 할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죠?"(효석)

"앞으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며 그룹 이름처럼 레드제플린을 닮아갈 겁니다. 그들의 실력과 명성을요. 거창하지만 '20세기에는 레드제플린, 21세기엔 레드애플'이라고 남고 싶습니다. 그 전에 먼저 영준이의 디지털 기타보다 유명해지고요.(웃음)"(레드애플)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글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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