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어머니 죄송해요” 문경은의 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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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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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코트 찾은 날 패배… “그때도 져서 안오셨는데…”

SK 문경은 감독 대행(가운데)의 어머니 김순영 씨(왼쪽)가 4일 17년 만에 처음으로 아들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오른쪽은 아버지 문귀곤 씨.
SK 문경은 감독 대행(가운데)의 어머니 김순영 씨(왼쪽)가 4일 17년 만에 처음으로 아들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오른쪽은 아버지 문귀곤 씨.
어머니는 쭈뼛쭈뼛하면서 구단 사무실에 들어섰다. 아들의 경기를 보려고 코트를 찾은 것은 17년 만이었다.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앞둔 SK 문경은 감독대행(40)의 어머니 김순영 씨(64)였다. 김 씨는 “경은이가 연세대 졸업하고 삼성 입단 첫 경기에 간 뒤로 한 번을 안 왔다. 그때 졌는데 내 탓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도자가 된 자신을 응원하려고 모처럼 농구장 나들이에 나선 어머니를 반갑게 맞은 문 대행은 “꼭 이겨 자주 찾게 해드려야 할 텐데 걱정”이라며 근심을 털어놓았다. 2위 인삼공사에 시즌 1, 2차전을 연패한 데다 이날은 김민수가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SK는 알렉산더 존슨(8득점 8리바운드)이 2쿼터 종료 1분 49초 전 착지를 하다 고질인 왼쪽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다. 21경기 연속 더블 더블을 기록했던 존슨이 빠지면서 SK는 급격히 무너졌다. 인삼공사가 71-59로 크게 이겼다. 오세근은 양 팀 최다인 22점을 터뜨렸고 SK 출신 김태술도 18점을 보탰다. 문 대행은 “교체 용병을 알아봐야 한다. 어머니가 많이 다쳤느냐고 걱정하셨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삼공사 로드니 화이트도 허리 부상 악화로 2쿼터 중반 이후 출전하지 못했다. 인삼공사는 레바논 리그에서 뛰던 앨런 위긴스(203cm)로 일시 교체하기로 했다.

고양에서 오리온스는 연장 끝에 삼성을 팀 최다인 10연패에 빠뜨리며 85-83으로 꺾었다. 시즌 개막 후 50일 만에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9위 오리온스는 4승 17패. 10위 삼성은 이규섭마저 무릎을 다쳐 결장이 우려된다. 5연패에서 벗어난 오리온스는 김승현을 보내며 영입한 김동욱이 78-78 동점이던 연장 종료 43초 전 3점슛을 터뜨린 뒤 크리스 윌리엄스가 종료 3초 전 결승골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15득점, 5가로채기로 활약한 김동욱은 “이적 후 첫 경기가 친정팀이라 마음이 복잡했다. 나 때문에 질 뻔했는데 새로운 동료들이 잘해줬다”며 울먹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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