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플레이]與 ‘빅4 당직’ 인선 다툼 왜? 2008년 18대 공천에 답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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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호, 수뇌부와 수시 교감… 박희태-김무성 등 추풍낙엽
“사무총장은 공천 저승사자”

《 “도대체 총선 때 무슨 일을 하는 자리기에 그렇게들 싸우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당직 인선 구상을 두고 유승민 나경원 최고위원 등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4개 당직에는 캠프 인사를 배제하라”고 요구하면서 당 안팎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홍 대표와 나머지 최고위원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4개 당직은 사무총장, 제1·2 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이들 4개 당직은 선거가 없는 평시에는 일반 당무를 조용히 수행하지만 총선 등 선거철에는 공천작업의 모든 것을 쥐고 있어 ‘총선 빅4’ 당직으로도 불린다. 》
홍 대표가 전당대회 다음 날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총선 빅4’를 자신의 사람으로 앉혀 공천을 장악하려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시계추를 2008년 초로 되돌려보자.

한나라당의 ‘공천 학살’ 논란이 일었던 18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빅4’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방호 전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심사위원회 구성부터 후보에 대한 평가까지 공천의 전 과정을 실무 지휘했다. 당시 이 총장은 핵심 인사에 대한 공천 여부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 등 여권 핵심부와 수시로 교감했고 박희태 국회의장, 김무성 의원 등 거물급 후보들에겐 직접 낙천 소식을 전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제1 사무부총장도 선거철엔 공천작업의 실무 핵심으로 활동하는 요직이다. 공천심사위 간사를 맡고 정보기관의 평판 조회 결과 등 공천 관련 각종 데이터의 관리 책임을 맡기 때문이다. 사무총장이 ‘공천 사단장’이라면 제1부총장은 ‘공천 여단장’ 인 셈. 18대 총선 공천에서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핵심 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이 역할을 했다. 당시 공천 희망자들은 정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이나 집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는 후문이다.

지난 총선 때는 이방호-정종복 라인이 사실상 청와대 등 여권 핵심부와 교감하며 한나라당 공천의 실무작업을 도맡아 한 셈이다.

제2부총장은 원외 인사 영입과 관리를 담당한다. 공천 과정에서 외부 인사 영입 규모는 곧 현역 의원 교체 비율과 직결되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제2부총장의 움직임에 현역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18대 총선 때는 계파 안배 차원에서 당시 원외였던 친박(친박근혜)계 송광호 의원이 맡았고 실제 공천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소장도 평시엔 정책 연구에 주력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공천작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 공천의 핵심 기준 중 하나인 지역구별 여론조사를 여의도연구소에서 총괄하기 때문이다. 여의도연구소장이 어떤 기준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친박계인 서병수 전 최고위원이 소장을 맡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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