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하정철]영화 예고편, 어린이들 보기에 너무 선정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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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를 데리고 영화관을 간 부모라면 한 번쯤 영화예고편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든 연령대 시청 영화가 상영되기 전 15세 이상 또는 그 이상 관람가 영화의 광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영화 광고의 경우 1980년경 영화등급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선전광고물의 도안 및 문안, 공연장 옥내외 간판 및 전시용 선전물은 종종 수정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영화 시작 전 나오는 영화예고편의 경우 광고심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이다.

신문 광고와 포스터, 전단, 간판 등은 모든 사람에게 노출된다는 전제하에 영화보다 다소 엄격한 잣대에 따라 심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선전 광고물의 경우 어린이나 청소년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표현의 자유를 감안해 어느 정도 완화된 수준에서 광고가 허용될 수밖에 없다. 가령 19세 이상 영화의 광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이 관람할 영화 시작 전에 나오는 예고편의 경우 좀 더 엄격한 잣대로 심의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19세 이상 등 상영되는 영화의 연령대와 다른 연령대의 영화는 광고 자체를 금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용이 선정적 폭력적일 경우 표현을 완화하더라도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각종 게임이나 매체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자극적인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그 폐해가 각종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영화예고편 광고에 대해 더욱 확실한 심의가 필요하다.

하정철 백석대 법정학부 교수, 뉴욕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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