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책읽기 싫어하는 초등생,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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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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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성 같은 생활소재부터 접근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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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초등생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인교대 연구팀이 전국 초등생 2만7458명을 대상으로 읽기태도를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71.9점으로 평가됐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태도가 나빠진다는 점. 초등 6학년의 읽기태도 점수는 1학년보다 9.9점이나 낮게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읽기능력이 곧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독해력이 낮은 학생은 국어 교과서 본문조차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 문단을 읽은 뒤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면서 방금 전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잖다. 심지어는 앞 문단과 뒤 문단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읽기능력은 국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과학에서도 문제와 함께 제시된 읽기 자료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열심히 문제를 읽고도 정답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읽기를 기피하는 학생들을 위한 읽기와 친해지기 전략을 알아본다.》
○ 책과 친해지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기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게임’과 ‘만화’를 꼽을 수 있다. 책에 비해 자극적으로 시청각을 충족시켜주는 게임과 텍스트보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만화에 익숙해지면 책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 읽기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책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책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 어떤 내용인지 엮어지지 않으면 책은 글자가 나열된 대상에 불과하다. 글자가 아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다시 읽게 하는 동력이 된다.

어떻게 하면 줄거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일단 읽기를 싫어하는 자녀에겐 장편동화보다 재미있는 단편동화집을 추천한다. 특히 사건이 명확한 책일수록 좋다. 글을 사건 중심으로 이해하면 기억도 오래 남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책 속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이는 머릿속에서 다음 내용을 추측하게 된다. 이야기가 추측하는 대로 전개될 때 아이는 재미를 느낀다.

제 학년의 고민, 예를 들어 친구관계, 이성문제, 부모와의 갈등과 같은 생활동화를 읽히면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자녀가 흥미를 갖는 분야의 책을 찾아 그 분야의 책을 준비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라면 게임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대형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를 읽어보도록 추천할 수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글에 등장하는 용어나 내용은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

○ 역사소설, 과학·사회서적도 좋아요!

초등 5, 6학년은 인간의 역사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시기이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할 때다. 이 무렵에는 역사 소설이나 과학 사회 정치에 관련된 책을 읽히는 것도 도움이 되고, 품격 있는 사랑이야기를 다룬 서정 문학을 읽히는 것도 좋다. 5, 6학년 때는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변화를 겪게 되고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을 다룬 성장소설을 읽으면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또 초등 4, 5학년부터 한국지리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6학년 교과과정에서는 한국사를 다루므로 역사에 관한 책 읽기도 권장할 만하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책 한 권을 시작하면 끝까지 읽혀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리자.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를 즐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읽을 분량을 정해주면 아이는 책을 읽는 것 자체를 또 하나의 숙제나 공부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기 싫은 숙제나 공부를 하는 것처럼 책 읽는 것 역시 아이가 지루해 할 수 있다. 분량을 정하지 말고 자녀가 알아서 조금씩 읽을 수 있도록 두자.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을 그대로 둘 경우 중학생이 되면 책 읽는 아이와 안 읽는 아이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중학교 때는 초등생 때부터 갖춰 온 읽기습관이 본격적으로 학습능력과 연결된다. 물론 갑자기 읽기능력을 키우기는 어렵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책을 직접 사서 읽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 구입비를 별도로 주면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또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쓰도록 하는 독후활동으로 연계돼야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읽기 기피하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추천도서▼
명작단편·그림있는 책… 누구나 쉽게 읽죠


▶ 세계 우수 단편

모파상 외 글 / 녹색, 규하 그림 / 삼성출판사 펴냄 / 223쪽 / 6500원

모파상의 ‘목걸이’와 ‘두 친구’,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등 8편의 명작 단편이 실려 있다. 지혜로운 생각과 따뜻한 사랑이 담긴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엮어 어린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갖는 데 도움을 준다.

▶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


김현태 글 / 김정한 그림 / 미래아이 펴냄 / 152쪽/ 9000원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미니홈피’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흥미롭게 풀었다.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상처를 주는 악성 리플이나 조작된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현혹하기 쉬운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 백만장자가 된 백설 공주

로알드 달 글 / 퀜틴 블레이크 그림 / 베틀북 펴냄 / 68쪽 / 9000원

왕자가 자기에게 홀딱 반할 거라 자신하는 신데렐라와 못생긴 언니들의 목을 날리는 왕자, 진공청소기 손잡이로 잭을 두들겨 패는 엄마, 빨간 모자의 총에 맞아 모피 코트가 된 늑대 등 기존의 동화를 사정없이 비틀어 현실을 풍자하는 여섯 편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 프린들 주세요

앤드루 클레먼츠 글 / 양혜원 그림 / 사계절 펴냄 / 154쪽 / 8000원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소년 닉이 ‘펜’이라는 말 대신 ‘프린들’이라는 말을 쓰면서 벌어지는 시끌벅적한 소동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린 장편 동화다. 동화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언어의 생성과 사회성에 대한 인식을 해 볼 수 있는 책이다.

▶ 엄청나게 큰 라라


댄디 데일리 맥콜 글 / 정승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펴냄 / 192쪽 / 9000원

흥미만점 글쓰기 수업과 엄청나게 큰 라라의 이야기가 버무려져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글쓰기 과정을 낱낱이 명쾌하게 일러 주는 한편,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반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라라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묘사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 명화 학교

로지 디킨스 글 / 필립 호프만 그림 / 토토북 펴냄 / 84쪽 / 1만5000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렘브란트 판 린의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등 다양한 명화들을 실제 미술관에서 관람을 하듯이 구성했다. 꼼꼼히 그림을 살펴보고 화가가 그 그림을 그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을지 상상하는 등 명화를 감상하는 방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 리틀 의사가 꼭 알아야 할 의학 이야기

양대승 글 / 김민정 그림 / 교학사 펴냄 / 176쪽 / 8500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의학 상식을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전염병,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환경오염이 만들어 낸 각종 질병들을 비롯해 나노 기술, 생명 복제, 유전자 연구 등을 두루 다루고 있다.

자료: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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