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이상률]인공위성 강국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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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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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장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장
4월부터 ‘천리안’ 위성을 통한 기상관측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기상영상을 다른 나라에서 받아쓰는 수혜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상 관측은 물론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위치로 변모했다. 1995년 본격적인 실용위성 개발에 착수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이룬 우리나라의 위성개발 기술 수준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위성을 통한 위성영상 정보의 획득 기술은 1960년대부터 미국과 옛 소련의 첩보위성 개발과 운용에 힘입어 발전해 왔다. 세계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인공위성을 통해 더욱 정밀한 위성영상을 적기에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해상도 1m급의 아리랑 2호를 보유한 우리나라도 세계 곳곳을 광학카메라로 촬영해 영상정보를 획득하고 전 세계에 위성영상을 판매하고 있다. 아리랑 2호와 같은 광학카메라를 탑재한 인공위성은 태양광이 없는 야간이나 구름이 많고 거친 날씨에는 원하는 영상정보를 획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국내 최초로 전천후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아리랑 5호가 발사되면 구름이 낀 날이나 밤에도 지상을 촬영해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상레이더(SAR·합성개구레이더)는 안테나에서 전파를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측정해 2차원 영상으로 복원하는 장비로 빛이 없는 밤이나 구름을 투과해 지상의 물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 때 광학위성은 화산재와 연기 때문에 영상 획득이 어렵지만 영상레이더 위성은 화산재나 연기의 영향 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한 반사파로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지표 변화의 미세한 탐지도 가능하다.

실제로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후 아리랑 2호는 태안반도 부근의 피해지역에 대한 위성 촬영을 시도했지만 구름 때문에 원하는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광학위성인 아리랑 2호는 원하는 지역이 위성의 촬영 범위에 들어오더라도 날씨와 시간대의 영향으로 선명한 영상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시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독일의 ‘테라사르-익스(Terrasar-X)’ 위성이 피해지역을 촬영한 바 있다. 아리랑 5호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일이다. 또한 2008년 중국 쓰촨 성 지진 때는 이탈리아가 자국의 영상레이더 위성인 ‘코스모-스카이메드’ 3대를 한꺼번에 활용해 2주 만에 남한 면적만큼의 광범위한 피해 지역을 촬영해 피해 분석을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아리랑 5호는 재난재해 분야에서 활약이 주목되는 위성이다. 이미 아리랑 2호가 촬영한 영상이 유엔을 통해 중국 지진, 아이티 지진, 일본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등 지구촌 재난재해 복구 활동에 무상으로 제공되는 등 국제적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아리랑 5호 역시 지구촌 재난재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랑 5호는 특히 광학위성과는 달리 보다 능동적으로 원하는 지역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어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2호, 내년에 발사될 해상도 70cm급의 아리랑 3호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 경우 영상정보의 확보와 활용 면에서 상당한 변화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위성을 통한 지구 관측 및 위성영상의 확보와 활용, 나아가 위성 개발기술 수준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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