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회사원들의 ‘남모를 고민’ 탈장, 인공막 시술로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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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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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속 압력 높거나 복벽 약해지면 발생
성인은 자연치유 어려워··· 올바른 식생활 중요

탈장 수술 전후 CT 사진. 장내용물이 고환쪽으로 내려온 장면(왼쪽)이 보인다. 복벽으로 삐져나온 장이 수술 이후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탈장 수술 전후 CT 사진. 장내용물이 고환쪽으로 내려온 장면(왼쪽)이 보인다. 복벽으로 삐져나온 장이 수술 이후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회사원 지모 씨(41)는 갑자기 고환 부위가 위에서 아래로 눌리는 증상을 발견했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운동을 하면 증상이 심해지다가도 잘 때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지 씨는 업무 과중과 피로 탓이라고 여기고 석 달 동안 참으며 증세가 사라지기를 기다렸지만 오른쪽 사타구니의 피부는 점점 튀어나왔다. 결국 그는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해지자 최근 강북삼성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당초 고환 문제로 보고 비뇨기과로 보내 초음파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탈장 의심 증상이 나와 지 씨는 손병호 강북삼성병원 외과 교수를 찾아 치료를 받았다.》
○ 장이 복막 밖으로 튀어나온 탈장


탈장은 배 속의 압력이 높거나 복벽이 약해져 장이 복막 밖으로 튀어나가면서 생긴다. 복막은 복부 내장을 싸고 있는 막이다. 복막 내부의 압력인 ‘복압’이 올라가면 내장이 복만 밖으로 잘 튀어나간다.

복압이 올라가는 요인은 다양하다. 비만 또는 변비가 있을 때나 오랫동안 서서 일하거나 무거운 짐을 자주 들 때 복압이 올라간다. 잦은 기침도 복압 상승의 원인이다. 선천적 또는 노화 때문에 복막벽이 약해져도 탈장이 쉽게 잘 생긴다.

탈장은 성인의 5%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탈장은 통증이 거의 없고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배 속으로 다시 들어가므로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다. 하지만 탈장된 장이 꼬이면 괴사가 일어나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성인은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가장 많다. 서혜부에서 시작된 탈장이 고환으로 밀려나면 고환 외부 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른다. 고환을 통해 나타나는 탈장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장이 정관 옆 틈새로 빠져 고환 쪽으로 내려가는 간접 탈장과 약해진 복벽을 밀고 나와 고환을 압박하는 직접 탈장이 있다.

지 씨는 촉진과 초음파 정밀 검사를 거친 결과 간접탈장으로 진단됐다. 손 교수는 “장 내용물 중 일부분인 지방조직이 탈장됐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구멍이 커지면서 훨씬 많은 장 내용물이 빠지고 장폐색 등의 합병증이 우려돼 수술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 탈장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

손병호 강북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가 환자에게 탈장의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 사진 제공 강북삼성병원
손병호 강북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가 환자에게 탈장의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 사진 제공 강북삼성병원
성인 탈장 치료는 보통 복막을 원상 복구시킨 뒤 벌어진 틈을 인공막으로 막아주는 수술로 끝난다. 복막에 생긴 틈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절개 부위를 줄여 빠른 회복을 돕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 보통 배꼽, 하복부 중앙, 치골상부 세 곳에 구멍을 내어 수술을 시작한다. 최근에는 배꼽과 하복부 중앙 두 곳만 구멍을 내는 복강경 수술법도 개발됐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복강경수술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탈장 이외의 추가 질환 또는 장폐색 등의 합병증이 의심되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 후 복강경 수술을 할 것인지, 개복 수술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복강경 수술은 전신마취를 하고 시작하며 개복 수술은 척추마취 또는 국소마취를 한다. 복강경 수술은 2박 3일 이내, 개복 수술은 3박 4일 이내의 입원 시간이 필요하다.

지 씨는 개복 수술을 받았다. 복막 안으로 장을 집어넣으면서 늘어진 복막을 원래대로 줄여주고 복막 주변 근육벽을 인공막으로 봉합하는 수술로, 1시간 정도 걸렸다.

○ 탈장 수술 뒤 관리법

탈장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이 완전히 제자리를 찾는 3주 정도까지는 복압을 올리지 않게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올바른 식생활 습관으로 복압을 올릴 수 있는 비만과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담배는 복부 근육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므로 금연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손 교수는 “탈장은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이 어렵지 않아 빠른 완치가 가능하다”며 “탈장으로 진단받으면 적시에 수술을 받아 삶의 질을 높이고 괴사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아기도 탈장?▼

고환 이동 관련··· 수술로 완치


남자아기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탈장은 고환의 생성과 관련이 있다. 고환은 임신 8주경에 만들어져 임신 8개월경까지 음낭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성장과정에서 고환이 이동한 복막벽은 자연스레 막히는데 이 구멍이 열려 있을 때 압력이 상승하면서 탈장이 된다. 아기가 울거나 변을 볼 때 고환과 서혜부(사타구니)를 관찰하면 볼록 튀어나온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볼록함이 없어지므로 탈장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수술은 어른과 달리 인공막으로 틈을 메우지 않고 늘어나 있는 복막만 묶어주면 된다.

탈장이 되면 장은 늘어난 복막이 만든 길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지만 늘어난 복막은 원상복구가 안되기 때문이다.

소아는 늘어난 복막을 묶어주는 고위결찰술이라는 간단한 수술로 탈장이 되는 길을 차단한다. 성장하면서 복벽의 틈이 없어지므로 성인처럼 틈을 메우지 않아도 된다. 소아는 1cm 정도의 작은 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받고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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