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지구촌 뜬 별… 진 별… 사라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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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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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많은 인물이 뜨고 졌다.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와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올겨울을 뜨겁게 달궜으며, 페이스북의 공동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1년 내내 세인의 입에 오르내렸다. 반면 54년 만에 자민당의 아성을 무너뜨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8개월 만에 물러났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 》
● 뜬 별… ‘페이스북’ 설립 저커버그, 美 외교기밀폭로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이자 호주 출신 해커인 어산지는 미국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공개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폭로 이후 스웨덴 여성 성폭행 혐의로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어산지는 이제 해외 송환 시도에 맞서고 있다.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중국 인권의 현주소를 세계에 알렸다.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의 대리수상까지 막았다. 결국 나치 정권의 방해로 수상자가 불참한 1936년 이후 74년 만에 궐석(闕席) 시상식으로 진행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의 국제위상을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공동설립자인 저커버그는 올해 26세의 나이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뽑혔다. 전 세계 6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큰 국가가 된 가운데 어떤 정부보다도 시민들에 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해주고 있다.

존 베이너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내년 초 출범하는 새 의회의 하원의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자주 눈물을 보여 ‘울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11월 7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해제돼 자유를 되찾았다. 지난 21년 중 15년을 구금상태에서 지내온 수치 여사는 현재도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지만 조만간 야당 지도자들과 회동하는 등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 진 별… ‘8개월 총리’ 하토야마… 선거참패 펠로시…

지난해 9월 출범한 민주당 정권의 하토야마 총리는 겨우 8개월여 만인 올해 6월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제2의 메이지유신’이란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 직후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인기를 누렸지만, 청렴한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 등이 불거지며 낙마했다.

4년 전 미국의 첫 여성 하원의장으로 등극한 펠로시 의장도 1987년 하원의원에 오른 이후 내리 12선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으나 11월 민주당의 중간선거 대패로 위상이 크게 깎였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토니 헤이워드 전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불행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4월 BP가 미국 멕시코 만에서 원유 유출사고를 내자 헤이워드 전 CEO는 미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을 일으킨 주범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성 추문 등 각종 논란에도 국민의 굳건한 지지를 자랑하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올해는 한계에 부닥쳤다. 오랜 정치적 동지인 잔프랑코 피니 하원의장마저 7월 베를루스코니 총리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지지율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 14일 하원 신임투표에서 겨우 승리를 거둬 정부 붕괴 사태는 모면했으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 사라진 별… 비운의 카친스키… ‘IOC 거인’ 사마란치

4월 러시아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AP통신은 카친스키 대통령의 사망을 ‘올해 정치 분야 최악의 비극’으로 꼽으며 ‘이 일로 오랫동안 반목했던 폴란드와 러시아가 화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했다.

같은 달 ‘미스터 올림픽’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별세는 세월의 무게를 가늠하게 했다. 한국 스포츠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사마란치 전 위원장은 1980년 제7대 IOC 위원장에 올라 21년 동안 올림픽 무대의 거인으로 군림해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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