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통상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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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대 40여분 늘렸는데… 靑 “쇠고기-車 얘기는 없었다”
회견서 무역역조 질문에 오바마 언급자제… 李 “수출제품 핵심 부품은 미국산”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쟁점에 대한 협의를 앞으로도 계속해나가기로 분명하게 다짐했다. 비록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실무협상에서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두 정상은 ‘한미 FTA를 반드시 가동시키겠다’는 분명한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추후 협상의 동력을 살려놓았다.

○ 한미 FTA ‘계속 협상’ 선언

두 정상은 이날 낮 12시 15분 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실무 협상의 의견차를 확인한 두 정상은 3년 반 전 타결해 놓고도 정식 발효시키지 못한 한미 FTA를 가동하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한미 FTA 재협상 타결 및 의회비준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좋은 성과를 내자”고 화답했다.

오찬 직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두 정상은 그 같은 의지를 분명히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양국 통상장관이 상호 수용 가능한 내용을 포함해 최대한 빨리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미국 내 일부 비판을 겨냥해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혜택을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는 양국 국민에게 윈윈이다. 미국의 상품 수출을 100억 달러, 서비스 수출을 90억 달러 늘려주며, 일자리 7만 개를 만들어 준다. 동시에 한국 소비자에게 많은 (제품) 선택권을 주고, 미국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이 40여 분이나 연장되자 일각에선 두 정상이 막판 타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지만 두 정상은 이날 한미 FTA에 대한 실무적 수준의 의견은 교환하지 않았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선 실무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며 “오늘 쇠고기니 자동차니 하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진 것은 오찬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각자의 모두발언의 수위와 표현을 정리하기 위해 실무자들이 빠져나간 뒤 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지면서 두 정상의 오찬 시간은 당초 예정된 60분에서 30분 정도로 단축됐다.

○ 한미 무역역조 돌발질문에 긴장

3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한국의 일방적 대미 무역흑자’를 지적하는 질문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미국인은 (6·25전쟁 때) 한국 방위를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미국에는 지금 현대자동차, LG 휴대전화, 삼성 TV가 넘쳐난다”며 “한국의 재벌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출과 수입은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한국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삼성 LG 현대차가 미국 수출을 하지만 그 핵심 부품은 미국 제품이고, 제조 노하우에 필요한 로열티를 (외국 기업에) 물고 있어서 100% 한국 제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간 무역수지 역조가 연간 80억 달러 정도지만 많이 줄어들었고, (서비스수지를 감안하면) 한미 간 무역은 건강하다. 미국인들이 알아줬으면 해서 설명한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영상=오바마 美대통령, 서울 도착…G20 방한일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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