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G20 “유럽, 2013년까지 국가채무 절반 감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은행세 도입은 접점 못찾아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2013년까지 국가채무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대형 금융회사에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은행세’ 도입은 나라마다 의견이 달라 접점을 찾지 못했다.

26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제4차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재정 건전성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가채무를 많이 줄이기로 합의했다.

회의장 밖에서는 약 5000명의 시위대가 반(反)세계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5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따라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경비 문제가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만찬에서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를 언급하며 “유럽 사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20은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에 재정적자 감축 내용을 담기 위해 구체적인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권에 투입한 나랏돈을 거둬들이기 위한 은행세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회원국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27일 성명서 발표를 끝으로 폐막한다.

한편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전날 평화적으로 거리행진을 끝낸 것과 달리 26일에는 경찰차 두 대를 불태우고 야구방망이와 망치로 스타벅스, 버거킹 등 건물의 유리창을 깨뜨리면서 격렬한 데모를 벌였다. 이들은 “빈곤을 철폐하고 여성 인권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토론토 시내 상점들은 관광객이 몰리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서둘러 영업을 끝냈다.

경찰은 정상회의 장소를 3m 높이의 이중 철제 펜스로 둘러치고 시내 중심가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중단시키며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 서밋을 끝낸 한국 대표단이 회의장을 나오지 못하고 약 2시간 동안 갇혀 있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은 G20 회의와 별도로 다양한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각자의 거주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를 교환했다. 두 정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미국 대 잉글랜드 경기 결과에 따라 맥주내기를 했는데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서로 지역 맥주를 선물한 것이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