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뮤직] 허민녕의 트위터 스타 김창렬의 7집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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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0일 16시 44분


코멘트

● 창렬이가 트위터 친구들과 번개모임 가진 이유는?
● 4년 만에 7집으로 돌아오는 악동 DJ D.O.C 김창렬

김창렬... 악동의 바른생활 프로젝트 ‘트위터 마니아’ 김창렬은 트위터러 2만1000여명과 팔로우를 맺고 있다. 기자에게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고 열심히 트위터 강의를 펼쳤다. 임진환 기자
김창렬... 악동의 바른생활 프로젝트 ‘트위터 마니아’ 김창렬은 트위터러 2만1000여명과 팔로우를 맺고 있다. 기자에게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고 열심히 트위터 강의를 펼쳤다. 임진환 기자


"소주번개 함 할까요??? ^^ 쎄이 호~~~ "

김창렬은 연예계 대표적인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해외의 한 지인에게 선물 받았다는 아이패드를 들고 등장했다.

김창렬은 휴대전화도 스마트폰과 일반전화 2대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기계에 심취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에서의 활동도 역동적이다. 그는 요즘 트위터 없이는 못산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바로바로 댓글을 남겨줘야 한다"며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김창렬을 트위터에 입문시킨 주인공은 DJ D.O.C팬인 소설가 이외수. 그는 "처음엔 팔로워가 10명이었는데, 꾸준히 활동하니까 트위터러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실 김창렬은 트위터러들에게 슈퍼스타로 통한다. 그를 팔로우하고 있는 트위터러는 현재 2만4000명을 훌쩍 넘었다. 김창렬은 자신을 팔로우하는 트위터러에게 '번개 모임'을 자주 하기로 유명하다.

4월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SK 경기가 끝난 밤 10시 자신의 트위터에 '소주번개 함할까요??? ^^ 쎄이 호
~~~'라고 글을 올렸다. 깜짝 제의에 놀란 트위터러들은 '일반인들도 가도 되는 번개인가요?'라고 질문을 했고, 김창렬은 '당연하다'고 다시 댓글을 달았다. 그렇게 갑작스런 통보를 받았는데도 약속장소에는 50명이 모였다.


김창렬... 악동의 바른생활 프로젝트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술잔을 들이킨 김창렬은 '친구 같은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임진환 기자
김창렬... 악동의 바른생활 프로젝트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술잔을 들이킨 김창렬은 '친구 같은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임진환 기자

■ 연예인 트윗 번개의 전도사

- 어쩌다가 트위터 번개를 하게 됐나요?

"번개 하면 각계각층의 모르는 사람들이 오잖아요. 벌써 네 번이나 번개를 했죠. 오시는 분들도 다양해요. 비보이 친구들, 직장인, 여성옷 쇼핑몰 한다는 거구의 친구도 있었고, 정치인 보좌관까지 왔더군요. 그저께 번개에는 50명이 모였는데, 제가 이 일(연예인)을 하면서 응원해주는 분들인데 적지 않은 돈(80만원)이긴 하지만 '쿨하게' 냈어요."

- 평소 트위터 상에선 어떤 메시지를?

"서로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거죠. 쳐지지 말자고 말이죠. 그리고 제 일상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하거든요. 재미난 사진들, 웃기게 찍은 사진들, 일부러 방송 대기실 사진도 찍어 올리고 그래요."

- 10년 전만해도 DJ D.O.C가 첨단의 상징이었는데, 근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어떻게 보나요?

"사실 요즘 추세가 지나치게 아이돌 쪽으로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아쉬워요. 음악적 소스도 예전엔 풍성했는데 이젠 다 똑같은 음악에 패션만 조금 틀린 것 같아요. 음악적 다양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신선한게 아닐까. 하하".

- DJ D.O.C의 7집 컴백 일정은 확정이 됐나요?

"날짜가 정해진 게 아니라, 지금도 하늘이 녹음실에서 오는 길이에요."

- 분위기는 어때요?

"하늘이 형이 프로듀싱을 하고 저는 가사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6집 때는 중간에 방송 안할 때여서, 2000년에 나온 5집(The Lite…Doc Blues 5%)이 가장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은 5집 앨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닐까 싶은데, 대중적으로도 자신이 생겼어요. 사실 우리 입으로 악동이라고 말하긴 어색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강한 게 사실이잖아요. 다른 뮤지션들이 많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려고 해요. 제도권 들어온 힙합 가수들은 그런 이야기하길 꺼려하잖아요. 사실 우리가 진정 대중적인 가수였는데 끊임없이 럭비공처럼 밖으로 튀어나가려고만 했었죠."

- 새 앨범으로 반응을 얻으면 다시 활동을 본격화 할 건가요?


"하늘이 형이 생각하는 것은 멀리 안보고 지금 발표하면 2년 정도를 한계로 보고 있더라고요.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 대중들한테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는 계속 고민해야 할 대목이긴 해요. 앨범을 5년에 겨우 한번 정도 냈을 뿐이잖아요. 가사에도 있듯이 따로따로 놀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나는 하늘이 형이 한 멘트 중에 '사기 당하고, 뒤통수 맞고 살았었는데 / 아무리 사기 당해도 우리 셋만 있으면 돼… /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이게 제일 멋진 말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모두 30대 후반에 이른 DJ-Doc
이제는 모두 30대 후반에 이른 DJ-Doc

■ 멤버 전원이 불혹으로 향하는 디제이 DOC

- 사실 이젠 많이 착해진 것 같기도 해요.

"하하. 저도 가끔씩 그런 생각하는데요. 착해졌다기 보단 바른생활 사나이인 척, 착한 척 하는 것 같아요. 예전의 김창렬도 분명히 남아 있긴 한데 결혼도 하고 애도 생기다 보니 억누르고 참고 그러다보니 실제 그렇게 행동을 하는 거죠. 물론 지금도 운전하다가 갑자기 끼어들면 욕을 하긴 해요. 어차피 연예인이란 직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직업인데 예전엔 무시하고 살았던 거죠. 그런데 나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니까 내가 조금만 잘해도 이들이 편하겠구나 하고 배려하는 거죠."

- 결혼이 큰 이유겠죠?

"아무래도 그래요. 누구라도 아이 때문에 사람들 많이 바뀌지 않나요? 요즘엔 (아이 때문에) 검정고시도 생각을 하게 됐고, 8월을 기대하고 있어요. 틈틈이 문제집 들고 다닐 정도에요. 고2 중퇴하고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거든요. 사실 공부하는 법을 몰라요. 특히 국사가 너무 힘들었는데, 얼마 전 모의고사에서 50점도 안 나와서 큰 충격을…."

- 그래도 노력하시는군요.

"맞아요. 제가 검정고시 본다고 예전에 선언했다면 아마 '그래봐야 네까짓 게…'수준의 댓글이 달렸을 텐데 이젠 '이 사람이 노력하는구나'란 댓글이 달리긴 해요. 아마 그것은 나이 탓일 거예요."

- 나이를 의식하시나요?

"그럼요. 이제 우리 멤버 셋이 합치면 116살이에요. 나이를 멋있게 먹은 악동이라고 할까요? 하늘이 형이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키우는 망치란 개가 있어요. 그런데 얘가 백내장이 와서 불쌍해 죽겠어요. 가끔 잘 안보이나봐요. 하늘이 형이 가장 슬퍼할 일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번 앨범 작업 때 하늘이 형이 '망치 이야기를 하나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우리 이야기나 진배없어요. 자라고, 늙어가고…."

천하무적 야구단에 출연중인 김창렬(박화용 기자)
천하무적 야구단에 출연중인 김창렬(박화용 기자)

■ "한때 놀아본 아이들이 다시 시작하는 것을 돕고 싶다"

- 아이는 많이 컸던데 친하게 지내나요?

"그럼요 어느새 7살이죠. 진짜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애틋한 게 더 커지면 되게 편해질 것 같아요. 하하. 주변에 딸들 보면 너무 딸을 낳고 싶기도 하고. 가족이 많은 게 좋은 것 같아요. 그것도 안 되면 입양까지 하고 싶을 정도니까요. 사실 제가 워낙 외롭게 컸거든요."

- 친구들에게 잘하는 이유이기도 할 텐데….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좋은 일은 멀리서 축하해도 괜찮은데, 안 좋은 일은 가까운데서 챙겨라 하셨죠. 사실 유니 죽었을 때 제가 못 갔어요. 스케줄 때문이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야 동료란 단어가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터틀맨 죽었을 때도 그랬고, 친하진 않았지만 최진영도 같은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다가 간 동료인데요…. 나만 잘되고 살고 그런다고 기뻐할 일은 아니잖아요. 사실 가수들이 다른 분야에 비해 외로운 직업이긴 해요."

- 앞으로의 꿈이 무엇인가요?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제 아들이 저를 보고 저렇게까지 열심이 살았구나 생각하면 성공했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한때 놀아본 아이들이 바르게 다시 살고자 원한다면 도와주고 싶어요. 내 일처럼 말이죠. 그게 전부예요."

허민
녕 스포츠동아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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