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기술위원장 “코오롱과 갈등 지영준 일단 대표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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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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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준을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0·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코오롱마라톤팀과 갈등을 겪고 있는 지영준(29·사진)을 7일부터 제주도 마라톤 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시켰다. 2시간8분30초로 현역 최고기록 보유자인 그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영준은 지난해 11월 경찰청에서 의무복무를 마친 뒤 원 소속팀인 코오롱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2005년에 6년간 재계약을 한 상태라 아직 3년을 더 코오롱에서 뛰어야 하지만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혼자 훈련했다. 지영준은 “코오롱에서 더는 배울 게 없다”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코오롱도 “마음이 떠난 선수를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계약금 2억5000만 원의 위약금 5억 원을 갚으면 언제든 보내주겠다”는 방침. 하지만 지영준은 “3년을 뛰었기 때문에 5억 원을 다 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고 코오롱은 “법대로 하자”고 완강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영준은 무소속으로 선수 등록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코오롱에서 이적동의서를 떼어주지 않으면 1년간 대회에 출전할 수 없어 자칫 선수생명에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상태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 황 위원장은 “법적인 문제야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겠지만 일단 선수는 살려 놓고 봐야 한다”며 지영준을 부른 것이다.

지영준이나 코오롱 측 모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태. 마라톤 지도자들은 “일단 지영준이 먼저 코오롱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얘기하는 게 순서”라고 말한다. 코오롱도 감정만 앞세우지 말고 타협의 길을 찾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만나야 해결책도 나오는 법이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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