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나를 희생하는 건 참된 봉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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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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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에마뉘엘 수녀 지음·백선희 옮김/200쪽·1만 원·마음산책

빈곤과 소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던 수녀, 이집트 카이로의 빈민가에서 23년간 넝마주이와 함께 했던 수녀,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존경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던 에마뉘엘 수녀(1908∼2008).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에마뉘엘 수녀가 한 저널리스트 소설가와 인터뷰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여섯 살 때 눈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 에마뉘엘 수녀. 그때부터 인생에 대해 고민했고 스무 살에 수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어 국경을 넘나들며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함께 땅을 일구고 집과 학교 보건소를 세웠다.

에마뉘엘 수녀는 “나를 희생하지 말고 봉사하라”고 강조한다. “나는 내 삶을 희생하지 않았습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기 삶을 희생해서는 안 됩니다. 탄탄하고 오래 지속되는 참된 사랑은 자기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함께 행복해야 합니다.”

에마뉘엘 수녀는 일방적인 봉사나 기부도 반대한다. 어려운 사람들이 기부 받는 것에 길들여지면, 사랑과 봉사를 받는 것에만 길들여지면 일시적으로 나아질 수는 있어도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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