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크로마뇽인 소년,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다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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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빙하기/오기와라 히로시 지음·양억관 옮김/496쪽·1만2000원·좋은생각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는 와타루는 별난 소년이다. 옅은 색 눈동자에 갈색 머리칼을 가진 그는 달리고 싶다는 충동을 참지 못해 교실을 뛰쳐나가기도 하고, 숲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즐겁다. 남들보다 성장도 훨씬 빠르다. 아버지도 없다. 이유가 뭘까. 대학 연구원 조수로 일하는 어머니가 갖고 있던 잡지에서 크로마뇽인 미라에 관한 기사를 보고 나름대로 답을 찾아낸다.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나는 크로마뇽인의 자식이다.”

그 뒤 와타루는 석기를 만들고 동물을 사냥하며 원시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데 몰두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을 늘 격려하는 어머니 덕분에 무사히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다. 소녀 사치를 만나고,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는 육상선생님과 미술선생님을 만나며 와타루의 세계는 조금씩 넓어진다. 고등학생이 돼 ‘크로마뇽인의 후예답게’ 창던지기 선수로 활약하게 된 와타루. 그러나 어머니가 폐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와타루는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알려준 출생의 비밀을 품고 크로마뇽인 미라가 발견됐던 땅, 러시아로 향한다. ‘나는 특이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던 소년이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경쾌한 필치로 펼쳐진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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