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數… 희망의 數…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숫자로 되돌아본 2008 한국 경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폭탄’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면서 2008년은 극도의 변동성과 불안정성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올해 코스피는 1,000포인트 넘는 등락폭을 보이며 출렁였고, 원-달러 환율도 하루 변동폭이 최대 235원에 이를 정도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확산되면서 내년 경제지표의 화두는 ‘마이너스와 제로’로 모아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내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낮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고 있다. 》


2-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한국은행이 전망한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3%를 예상했지만 내년 1월 말에 이례적으로 수정 전망치를 내놓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성장 목표치’는 ‘3% 안팎’이다. 이 같은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도 적지 않다. 투자은행 UBS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0%(11월)로, 삼성증권은 ―0.2%(12월)로 봤다.


3-기준금리 사상 최저 연3.0%

실물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폭(1.00%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치인 연 3.00%로 내렸다. 한은은 10월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0%로 내린 것을 포함해 연속 4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유럽중앙은행(ECB) 2.5% △영국은행 2.0% △일본은행 0.3% 등 앞 다퉈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국고채(3년물) 수익률 역시 금리 하락세에 안전자산 선호 수요가 겹치면서 26일 연 3.61%로 2005년 6월 10일(3.68%)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6-물가상승률 6% 턱밑까지

지난해 말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6.0% 턱밑인 5.9%까지 치솟았다. 3월부터 5개월간 계속된 물가 폭등은 7월 5.9%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뒤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째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금융권의 ‘돈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10월 24일 6.18%까지 급등했지만 유동성 위기가 잠잠해지면서 29일 기준 3.94%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10-신규 일자리 10만개 아래로

최근 2개월 연속 신규 일자리 수가 10만 개 아래로 떨어졌다. 10월 신규 일자리는 9만7000개, 11월엔 7만8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예 구직을 단념하는 비경제활동인구도 늘고 있다. 취업 준비자는 줄어드는데 쉬는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취업 준비자는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6만2000명 늘었지만 11월에는 1만9000명 줄었다. 반면 ‘쉬고 있다’는 사람은 9월 2000명 늘었고 11월 들어서는 8만 명이나 증가했다.


150-국제유가 150달러 육박

올해 중반 급격한 물가상승의 주범은 국제유가였다. 7월 4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40.7달러로 올랐고, 열흘 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45.49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주유소에선 L당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섰다. 9월 금융위기 이후 석유 수요가 줄면서 유가도 고공행진을 멈췄다. 24일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36.88달러, WTI는 31.66달러다.

300-한미 통화스와프 300억 달러

10월 30일 한국은행과 미 FRB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에 합의했다. 환율과 주가가 널뛰기를 거듭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재앙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에 떨던 한국시장에 단비가 내렸다. 12월에는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도 확대했다. 외화 유동성 위기의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즈음이다.

747-‘꿈의 숫자’로 남은 대선공약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7·4·7’은 대부분의 수치가 목표치에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취임 첫해인 올해 성장률은 4%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한은 전망치 3.7%)된다. 4만 달러를 바라보겠다던 국민소득은 지난해 2만45달러에서 올해 다시 1만 달러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치는 당초 60만 개에서 20만 개로 낮아졌지만 실제로는 10만 개 아래로 떨어졌다.

800-코스피 장중 892.16 기록

코스피가 10월 27일 장중 892.16까지 떨어졌다. 5개월 전인 5월 19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1,901.13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데 비하면 연중 최고와 최저 격차가 1,008.97포인트나 벌어진 것. 주가지수가 연중 1,000포인트 넘게 요동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종가기준으로는 1,888.88(5월 16일)과 938.75(10월 24일)가 올해 코스피의 최고치와 최저치다.

1500-원-달러 환율 1525원까지

11월 21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25.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월 2일 장중 최저치인 932.00원보다 63.6% 오른 것. 종가기준 최저치는 935.80원(1월 15일), 최고치는 1513.00원(11월 24일)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10월 7일 오전에는 오르는 환율과 떨어지는 주가가 1330원 선에서 만나는 ‘데드 크로스’ 현상도 나타났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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