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899년 美 첫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

  • 입력 2008년 9월 13일 01시 54분


헨리 블리스는 노면전차에서 내리던 중이었다. 자신을 덮치는 불빛을 봤지만 피하지 못했다.

미국 뉴욕 시내의 센트럴파크 서쪽과 74번가가 만나는 지점이었는데 아서 스미스가 과속으로 몰던 택시(번호 43)에 치였다.

부동산 중개업자였던 블리스는 루스벨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다음 날 아침 숨졌다. 머리와 가슴의 상처가 워낙 컸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스미스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법원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일어난 사고라며 보석금 1000달러에 석방했다.

블리스는 미국에서 자동차에 목숨을 잃은 첫 번째 보행자다. 뉴욕 시는 사고 100주년을 맞아 현장에 표지판을 세우면서 1899년 9월 13일 택시에 치여 다음 날 숨졌다고 기록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사고 발생일을 9월 9일로, 사망일을 9월 10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2명의 교통사고 희생자가 나왔다. 브리지트 드리스콜이라는 영국 런던 시민이 1896년 시내 하이드파크에서, 이에 앞서 1869년 메리 워드가 아일랜드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는 1769년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났다.

오스트리아 육군공병 니콜라 퀴뇨가 프랑스 육군 장관 스와솔 공작의 후원으로 세 바퀴 증기자동차를 발명한 뒤 파리 교외의 숲에서 시험운전에 나섰다가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시속 3.2km에 불과했지만 퀴뇨가 이 자동차를 고쳐 몰고 다니자 공포를 느낀 파리 시민들이 경찰에 ‘괴물수레’를 처벌해 달라고 항의하는 바람에 차가 창고에 갇히게 됐다.

세계 최초의 앰뷸런스는 1895년 12월 파리의 산업박람회에 선을 보였고, 세계 최초의 경찰 순찰차는 1903년 미국 보스턴에 등장했다.

당시 경찰은 마차를 순찰활동에 사용하다가 속도가 빠른 교통질서 위반차를 따라잡을 수 없어 자동차로 바꿨다고 한다.

추석 연휴의 귀성 귀경길에 교통법규를 잘 지키면 순찰차와 앰뷸런스가 출동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모두들 안전운전 하시길.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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