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새책]김경주 시인, 문봉섭 감독의 도쿄 에세이

  • 입력 2008년 7월 22일 14시 15분


◇레인보우 동경/김경주 문봉섭 지음/336쪽·13500원·넥서스BOOKS

서른 셋 동갑내기 친구인 김경주 시인과 문봉섭 영화감독의 감각적인 여행 에세이 ‘레인보우 동경’이 출간됐다.

유치원에서 처음 만나 대학 낙방 때나 군대를 갈 때도 함께 28년간을 했었다는 두 친구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부터 ‘동경(憧憬)’했던 일본 도쿄를 여행하면서 보았던 거리를 시적인 글과 영화적인 사진으로 담아 놓았다.

근사한 여행기를 기대하고 책을 펼쳐본 독자들은 조금 배신당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이 책에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야할 명소는 별로 없다. 대신 에반게리온이나 내일의 죠, 케로로 중사등이 가득 그려진 일본 아니메(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이 자주 찾는 골덴가의 주점, 마니아 돔인 이케부쿠로 만화가게, 이명세 감독의 ‘M'에도 등장한 1928년산 선술집 루팡 바, 다자이 오사무 소설 속 룸펜들이 자주 찾던 우에노 공원 등이 나온다.

그 책은 그들의 서른이라는 틈을 이야기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학과 영화라는 꿈을 좇던 두 아티스트가 서른이라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아 이십대 꿈을 꾸던 도쿄 거리를 찾아가 현실 속의 도쿄를 느낀 것이다.

저자들은 “이 것은 동경에서 보았던 틈에 관한 이야기면서, 그 틈에 있는 사물과 사람, 풍경이 스스로 하는 고백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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