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반은 집안에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함께 출발하지 못하고 뒤늦게 길을 나선다. 세상을 밝힐 별의 주인공에게 바칠 가장 귀한 선물 사파이어와 루비와 진주를 준비하고서….
바빌론 강가를 지나고 있을 때 숲 속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에 발을 멈춘 알타반은 남루하고 여윈 얼굴로 쓰러져 있는 한 형제를 만난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죽음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그 형제를 위하여 사파이어를 내어주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두 번째 보석 루비는 죽임당할 뻔한 어린아이를 살리는 데 긴급하게 사용되었다.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헤롯의 군인 손에 쥐여 준 것이다.
세월도 무심하게 흘러 죽음을 눈앞에 둔 순례자 알타반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끌려가는 한 죄인의 행렬 뒤에서 멀찌감치 따라간다. 이 혼란의 와중에서 아버지의 빚 때문에 끌려가는 애달픈 소녀를 발견하고 그녀를 살려내기 위해 마지막 보석을 사용하고 만다. 그가 모든 것을 내어 놓고 빈손이 되었을 때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마태복음 25장 40절)는 하늘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10여 년 동안 매일 밤 서울지역에서 노숙하는 분들을 섬기는 ‘거리의 천사들’인 60여 교회와 단체, 그리고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가슴에 품고 사역하는 소중한 말씀이다. 사랑의 봉사는 보석보다 아름답고 영롱하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게 하기 위하여 가난한 사람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다.
안기성 장함교회 목사·거리의 천사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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