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침팬지…’ 침팬지사회 권력투쟁 인간 뺨치네

  • 입력 2004년 4월 2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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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폴리틱스/프란스 드 발 지음 황상이·장대익 옮김/303쪽 1만8000원 바다출판사

동물행동학자가 5년 동안 네덜란드 안헴 동물원의 침팬지 우리를 관찰했다. 처음에는 얼굴조차 구분하기 힘들었던 암수 침팬지들의 특유한 개성과 행동 양식을 알게 되면서 그는 인간사회와 똑같이 펼쳐지는 불화와 화해, 경쟁과 우호협력, 음모, 합종연횡, 심지어 파당 형성과 정권 교체를 침팬지 사회에서 읽어내게 됐다.

이 책은 1982년 처음 출간돼 이 분야의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 저자는 ‘인간의 정치적 활동은 인간과 가까운 친척(침팬지)도 공유하는 진화적 유산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말한다. 장마다 펼쳐지는 권력 경쟁의 정밀한 묘사는 웬만한 드라마 못지않은 현실감을 안겨준다. 책읽기를 마칠 즈음에는 퇴위한 늙은 권력자 이에론, 야심찬 루이트, 여장부 마마 등 개개의 침팬지 주인공들에게 어느새 정이 들 정도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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