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변화 없이는 전진이 없다고 하는데…

  • 입력 2004년 3월 26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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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엄청난 돈이 우리 사회 곳곳을 ‘떠다닌다’는 말이 들립니다. 하지만 1997년의 끔찍했던 환란(換亂) 이후 빚에 치여 사는 사람들은 아직 얼마나 많은가요.

‘돈 그 영혼과 진실’(B1면)은 ‘풍요 그 자체였던’ 기원 전후의 이집트에서는 ‘지하에 숨겨진 돈’들을 계속 유통하게 함으로써 경제의 활력을 이어갔다고 알려줍니다. 돈을 금융기관에 잠재울 때는 이자 대신 되레 돈을 물게 해서 유동성(流動性)을 강화시켰다지요.

그 시대에는 저승으로 가는 ‘죽음’을 노래하는 일이 자유로웠고,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여성에 대한 박해는 금기시됐답니다.

‘변화’에 대한 존중이 있었던 거지요.

이 점에서 ‘나-구본형의 변화 이야기’(B2면)는 흥미롭게 읽힙니다. 경영 분야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강조해 온 지은이는 “40대는 사표를 써야 할 나이, 죽어야 살 수 있는 변환기, 폐기물이 된 자기를 재창조하는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반해 이근배 시인의 시집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B7면)에서는 20년 가까운 세월이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그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시집을 펴낸 출판사는 보급판 외에도 시인의 육필을 담은 특장본 100부(3만원)를 펴냈습니다.

시집의 ‘폭 넓은 유통’과 ‘소장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인데, 어떤 효과를 거둘지 궁금해집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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