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日 자폐아동 소재 만화 ‘사랑하는…’ 국내출간

  • 입력 2003년 8월 31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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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동의 성장기를 그린 만화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의 작가 토베 케이코(오른쪽)와 작품 속 자폐아 ‘히카루’의 어머니역 실제 모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주일기자
자폐아동의 성장기를 그린 만화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의 작가 토베 케이코(오른쪽)와 작품 속 자폐아 ‘히카루’의 어머니역 실제 모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주일기자
불러도 대답 없고 툭하면 울어대는 아이, 몇 년이 지나도록 ‘엄마’를 쳐다보지 않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일본 만화가 토베 케이코(46)는 ‘히카리토토모니(빛과 함께)’에서 자폐아의 성장과정과 부모의 애환을 그려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0년 9월부터 만화월간지 ‘포 미세스’에 연재되고 있는 이 작품은 4권의 단행본으로 나와 모두 42만부가 팔렸다. 내년 4월 TV아사히가 드라마로 방영할 예정이며 교토여대는 자폐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휴머니즘적 요소를 높이 평가해 교재로도 채택했다.

이 작품의 명장면은 자폐아 히카루가 네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르는 대목. 아이의 무심한 이 한 마디에 어머니 사치코는 눈물을 쏟아낸다. 이 장면은 이 작품의 실제 모델인 사토 카즈미(38)와 아들 료(9) 사이의 일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작품은 7월 한국에서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자음과모음)라는 단행본으로 발매됐다. 이를 계기로 내한한 토베씨와 사토씨를 최근 한 자리에서 인터뷰했다.

▽토베=이 만화를 그리게 된 건 료 때문이었죠. 2000년 3월 아이의 유치원 졸업식에서 같은 반이었던 료의 부모가 ‘아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사토=토베씨가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고 저를 찾아왔을 때, 자폐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적극 뛰어들었어요.

▽토베=이 작품을 연재하면서 취재가 워낙 많이 필요해 다른 일을 못할 정도죠.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자폐아의 특성을 알면 얼마든지 잘 키울 수 있다’고 알릴 수 있는 것은 큰 보람입니다.

▽사토=작품 이후 주변인들이 친절해지고 우리를 이해해주려 했어요. 료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자폐증인 것을 몰랐던 두 살까지였어요. 아이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는 데다 주변에서 모두 제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죠. 오히려 진단이 나오고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뒤 학교문제 등 대책을 강구할 수 있었어요.

▽토베=물론 히카루는 자폐아로서는 여건이 좋은 경우입니다. 자폐아의 어려움을 그대로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져도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오해가 심했던 히카루의 아버지가 나중에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설정도 그런 메시지입니다.

▽사토=저는 남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료도 좋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차이가 있다면 료는 히카루보다 더 활동적이고 어떤 대상에 집착하는 정도가 덜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좋은데 언제까지 연재하죠?

▽토베=독자들은 히카루가 독립하는 모습까지 보여 달라고 하는데 아직 고민 중입니다. 독자들이 ‘히카루가 앞으로 잘 살겠구나’라고 느끼는 데서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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