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레포츠칼럼]석궁, 활 쏘다보면 어느새 차분

  • 입력 2002년 12월 3일 15시 44분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어놓고 화살로 정확히 명중시켰다는 ‘윌리엄 텔’의 전설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윌리엄 텔이 사용했던 무기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활’이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석궁’이다. 석궁은 사격과 양궁을 결합한 것으로서 뛰어난 명중률, 강한 파괴력 등으로 현대식 무기가 개발되기 전까지 전장(戰場)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다.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권율 장군 역시 이 석궁을 애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석궁이 현대에 들어와서는 사냥 및 스포츠 레저용으로 발전되었다. 발사 때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렵이 가능해 유럽 등지에서는 ‘석궁 수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석궁은 배우기가 쉽고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집중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의 레저활동으로 적합하다. 정신이 산만하고 정서가 불안한 아이들도 석궁의 재미에 푹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침착하고 차분한 아이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자세를 제대로 잡아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굽은 등이나 한쪽으로 치우쳐진 어깨 등을 교정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처음 석궁을 접하는 아이들도 10분 정도면 익숙하게 다룰 수가 있고 특히 명중률이 높기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자세만 안정되어 있다면 이미 꽂혀있는 화살의 뒷부분을 파고 들어가는 일도 종종 있어 마치 스스로가 ‘명사수’가 된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석궁은 가만히 서서 과녁만 맞추는 레포츠가 아니다. 쏘기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활동을 한다. 우선 화살을 장전하기 위해서는 팔 힘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근육이 발달된다.

또한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쏠 때 순간적으로 호흡을 멈춰야 하기 때문에 단전호흡의 효과는 덤이다. 또한 총과 다르게 발사할 때 ‘탕’하는 요란한 소리가 나지 않아 여자어린이나 겁 많은 남자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원형 싸이더스 ‘리틀즈’ 이사 goldfish@sid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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