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국내 초연 ‘헨리 4세’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7시 45분


국내 초연된 ‘헨리 4세’는 이창직(폴스타프역·오른쪽끝)의 뛰어난 연기로 객석을 사로 잡는다./사진제공 서울시극단
국내 초연된 ‘헨리 4세’는 이창직(폴스타프역·오른쪽끝)의 뛰어난 연기로 객석을 사로 잡는다./사진제공 서울시극단
왼손을 쭉 내려서 옆구리를 가리고 오른손은 정면에 가로 세워 배를 덮으며 몸을 움츠린다. 미련한 뚱보라는 조롱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세속적 욕망과 허풍과 순박함이 적절히 배합된 술주정뱅이 폴스타프(이창직 분)의 배불뚝이 배는 그런다고 해서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저히 가릴 수 없는 것을 가리는 행위는 ‘은폐’가 아니라 ‘유혹’이다. 관객의 눈길은 그 ‘은폐된 유혹’의 지점으로 끌려오며 웃음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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