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애견과 함께 떠나요-장흥 vs 속초

  • 입력 2002년 9월 5일 16시 21분


“더 이상 콘도에 숨어 들어가고 싶지 않아.”

“우리 ‘애’가 무슨 혐오감을 준다고 입장불가래?”

애견과 함께 하는 여행은 계획부터 쉽지 않다. 올 여름, 이런 저런 고민에 ‘애(애견)’를 두고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면 주말을 이용한 짧은 동행 야외 나들이로 미안한 마음을 달래보자.

한국애견협회의 추천으로 경기 양주군 장흥의 애견카페 2곳과 강원 속초시 일대의 ‘애견 콘도’ 2곳을 소개한다.

애견과 함께 실내외에서 마음껏 뛰놀만한 곳들. 경기 양주군 장흥유원지 근처의 애견카페 '도그스페이스'놀이터(왼쪽), '공주야 사랑해'의 앞마당 전경 - 전영한기자


●속초 애견콘도 2곳

주부 염유정씨(33·경기 이천시)는 2박3일간의 여름 휴가를 강원 고성군 토성면의 화이트 빌(033-636-0064. www.whitevill.com) 에서 보내고 돌아왔다. 물론 골든리트리버종인 샤샤(2)도 동행했다. 이들이 택한 여행코스는 화진포 해수욕장과 청간정, 낙산사, 하조대 해수욕장.

특히 화진포 해수욕장은 피서객이 적고 백사장이 넓어 샤샤가 무척 좋아했다.

‘화이트 빌’에는 방 3개와 벽난로, 취사 시설 등이 모두 갖춰진 40평형(7명 기준), 60평형(10명 기준) 전원주택이 모두 열한 채 있다. 한 채에 한 팀씩만 머무를 수 있는 ‘콘도식 전원주택’. 욕조와 대형 드라이어가 설치된 애견 목욕실, 야외 바비큐 시설이 있어 편리하다. 숙박비는 비수기 1박 기준으로 40평형은 12만원(주말 16만원), 60평형 16만원(주말 20만원).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44번 국도로 인제까지 간 뒤 46번 국도로 갈아 타고 미시령을 넘는 방법을 택한다. 속초시 대명콘도를 지나자마자 좌회전 한 뒤 3㎞만 더 올라가면 된다.

양양군 강현면에 있는 소규모 펜션 더그힐(033-671-6603. www.housewithdog.co.kr) 도 주인의 인심 덕에 입소문이 났다. 30평의 원룸식 객실이 2개(성인 2인, 어린이 2인 기준). 비수기 1박 기준 평일 9만원, 주말 13만원이다. 성수기 25만원.

주차장을 지키는 블랙탄종 ‘진실이’와 세인트버나드종 ‘왕두(王頭)’, 다정한 삽살개 4형제 일삽, 이삽, 삼삽, 사삽이 등 집주인의 개들도 사랑스럽다. 최근 태풍으로 팬션 일부가 파손돼 복구중이므로 출발전 문의 필수. 서울에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강릉에서 7번 국도(속초방면)로 옮겨 ‘강현면 농협’까지 달린다. 농협에서 좌회전한 뒤 회룡초등학교를 지나면 산자락 밑에 흰색 2층 펜션이 보인다. 두 곳 모두 예약 필수. 골든 리트리버 등 대형견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 있다.

●장흥 애견카페 2곳

경기 양주군 장흥 유원지 입구에서 ‘감사교육원’ 표지판을 따라 10여분 직진. 레스토랑 ‘예뫼골’을 기점으로 백석방면으로 언덕을 넘으면 비행기 모형의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그 맞은편이 공주야 사랑해(031-871-0188 www.loveprincess.com)다. 올 5월 기산저수지 앞에 둥지를 틀었다.

어린 자녀들을 동반했다면 유원지 입구부터 카페까지 끊임없이 말을 걸어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 듯. ‘성인용품 풀세트 드립니다’ 등 ‘뚜렷한 목적’없이 찾은 어른들까지 낯을 붉히게 하는 문구들이 즐비한 러브호텔 때문이다. ‘사철탕’ ‘멍멍탕’ 집도 늘어서 있으므로 냄새를 맡고 좌절할지 모를 애견의 관심도 딴 데로 돌리자.

카페 안팎에서는 소형, 중형, 대형견 스물 다섯 마리가 손님들을 반긴다. 이 가운데 ‘공주(2)’는 흰 곰처럼 보이는 초대형의 그레이트 피레네종 암컷.

카페 바로 아래쪽이 기산저수지라 산책하기 좋다. 대신 카페와 저수지를 잇는 오솔길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의 우리가 하필 그곳에 있으므로….

김치볶음밥, 스파게티는 1만원, 스테이크가 2만원선이다. 하루 2만원에 개를 맡아 목욕과 산책을 대신 시켜주는 ‘탁견(託犬)’서비스도 있다. 애견 미용실과 애견용품숍도 오픈 예정.

도그 스페이스(031-855-1424. www.dogspace.co.kr)는 장흥농협 맞은편 고가도로에서 고양 방향으로 500m 올라간 길가에 있다. 법무사 신월호씨(47·경기 고양시 원당구)는 대학생 남매와 남편, 로트 바일러종의 수캐 ‘바크’, 골드 리트리버종의 암캐 ‘조디’와 함께 종종 이곳으로 주말 나들이를 나온다.

“카페 안에 베토벤, 늑대개처럼 개가 등장하는 비디오도 많고 뒤편에는 작은 애견용 수영장과 미용실이 있어 ‘식구’들이 모두 좋아해요.”

20년간 개 훈련사로 일해온 ‘도그 스페이스’의 임장춘 대표는 손님이 원할 경우 앞뜰 애견 놀이터에서 ‘앉아’ ‘일어나’ ‘차에 타’ 등 간단한 명령어를 알아듣는 훈련을 시켜 주기도 한다.

이곳의 메뉴판에는 애견 음식이 먼저 등장한다. ‘애견들의 정찬’이 4000원, 간식 ‘나도 줘요’가 3000원. 사람 메뉴로는 비프+생선+돈가스 정식(1만 5000원), 스파게티(8000원) 등이 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인근 토탈미술관(031-855-5791)에서 70여점의 야외 조각을 감상하거나 놀이공원인 두리랜드(031-855-7787)에 들러 바이킹 회전목마 범퍼카 등을 탈 수도 있다. 오후 8시부터 개장하는 자동차 극장 ‘장흥 영화사랑(031-855-6061)도 운치있다. 모두 애견 입장 가능.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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