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갸우뚱 코너

입력 2002-07-29 14:52수정 2009-09-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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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우리 조상들의 말씀을 거역하리오??

월드컵이 끝난 후로 각종 언론에선 연일 태극전사들의 해외 무대 진출에 대한 온갖 추측성 기사들이 나돌았다. '히딩크가 부르면 아이트호벤 간다'란 제목의 기사를 적용(?)시켰던 선수들이 족히 3-4명은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안정환 선수는 또 어떤가? 유럽의 각 리그에 한 팀씩은 다 한번쯤 찔러 본 듯한 인상을 줄 정도로... 솔직히 말해서... 기자들도 전혀 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차두리 선수가 '예정대로' 독일로 훌쩍 떠나버렸고, 며칠 전 필자가 접한 이을용 선수의 터키 진출 소식은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을 줄 정도로 신선하고 효율적이었고 예상 밖이었다. 안정환, 유상철, 김남일, 송종국, 이천수... 이들과 같이 시종일관 해외 진출 설이 난무하던 선수들은 아직까지도 그들의 향방이 오리무중인데, 전혀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이을용 선수의 터키 진출은 그야말로 '제대로 한방 떠뜨린 승전보'였다. 일이 되려고 하면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던가...'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꼭 빅 리그 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소속 구단에서도 선수 한명을 담보로 떼돈 벌 욕심을 부릴 이유도 없다. 이왕에 기업 홍보 차원에서 축구팀 운영하는 것이라면 괜히 그랬다가 구단 이미지만 떡이 될 것이다. 이을룡 선수의 '실속파 협상'에 박수를 보낸다. 터키에서 보다 큰 선수가 되어 오리라 믿는다.

2. LPGA는 '한국 vs. 소렌스탐'??

오늘 아침 필자가 확인한 LPGA 상금 랭킹 Top 10에 한국 선수들 3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세리(3위), 김미현(5위), 박지은(6위)!! 물론 정상의 자리엔 아니카 소렌스탐 선수가 늠름하게 앉아있다. 언제나 소렌스탐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정확성, 일관성, 그리고 철저한 표정 관리가 무척 인상적인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출전하는 대회마다 비참한 성적으로 컷오프에 탈락하는 광경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리더 보드엔 언제나 소렌스탐이란 이름이 적혀 있는 것 같다. 그런 '골프 기계' 소렌스탐을 상대로 오늘 새벽 '빅 애플 클래식'이란 대회에서 한국의 박희정 선수가 역시 한국의 한희원 선수를 제치고, 아니 소렌스탐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컵을 번쩍 올려 들었다.

'박세리 대 소렌스탐', '김미현 대 소렌스탐'의 피 말리는 라운딩이 익숙한 우리 한국 골프 팬들에겐 또 한명의 '소렌스탐 저격수'가 등장한 일이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마지막 라운드를 마친 소렌스탐의 머리 속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인산인해'? 박세리를 따 돌리고 나니 김미현이란 선수가 등장하고, 김미현이란 선수를 제치고 나니 한희원 선수(2001년 LPGA 신인왕)가 괴롭히고, 이번엔 또 박희정... 소렌스탐 선수랑 중국의 양양(A) 선수(쇼트트랙)를 한번 만나게 해 주면 서로 무슨 말이 오갈까?? 한국 여자 며느리 삼을 거란 소리는 안 나올 것 같다.

세계 여자 골프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위대한 업적이다.

3. 과연 안정환 밖에 없나??

필자는 월드컵 기간 동안 안정환 선수의 플레이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입장이다. 그가 기록한 미국전 동점골이나 이태리전 결승골은... 과연 무슨 말로 그때 그 기쁨이 충분히 표현이 된다는 말인가... 그는 영웅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축구장 안에서의 일이었다.

월드컵이 끝난지 한달?? 요즘 TV를 켜 보면 안정환 선수의 CF가 사방에서 등장한다. 그가 홍명보 선수의 장학 재단 CF에 초상권을 써도 좋다는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 때문에 법정 사태로 까지 갈 모양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스포츠 팬들은 안정환 선수, 그의 어머니, 그리고 이제는 그의 아내까지... 총 3명의 안정환 일가가 등장하는 CF를 보아왔다. 그것도 제 각기 간판이 다른 통신사 CF에서 말이다.

최근 안정환 선수는 SKT의 IMT-2000 광고에, 그리고 같은 시간 그의 아내는 피 튀기는 경쟁사인 KTF의 여성 전문 서비스 '드라마' 광고에 나오고 있다. 아무리 안정환 선수의 상품성이 하늘을 치고 올라간다고 해도, 아무리 월드컵의 W만 들어가는 컨셉이 먹혀 들어가는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광고 시장 질서가 무분별하게 난잡해 졌다고 하더라도... 필자의 상식으로 사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부부가 각기 다른 경쟁사 광고에 출연한다?? 이 어찌 말이나 되는 소린가?? 홍명보 장학 재단 광고 문제 때문에 SKT와 KTF는 서로 법정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안정환 선수의 부인이자 KTF 모델인 부인 이혜원 씨는 과연 누구 편을 들 것인가 말이다.

흔히들 말한다. 운동 선수나 연예인들은 거의가 다 '메뚜기 한철'과 같은 자세로 일거리에 욕심을 내고 인기가 있을 때 수입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필자는 안정환 선수와 그의 아내의 결정에 도덕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들을 동시에 영입한 광고주들도 필자의 눈에는 '창의력 부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안정환의 대안이 그의 부인이라...?? 이번 월드컵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수 많은 스토리를 남기고 간 '감성의 축제'였다. 광고란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그런 작은 스토리를 소재로 다시 한번 우리의 감성을 흔드는 도구일 뿐이다. SKT나 KTF의 입장에선 이번 월드컵이 그들의 마음 속에 '안정환이란 스토리' 밖에 남겨주지 못했다고 시인하는 꼴이 된 것 같아 무척이나 아쉽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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