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시민 클린턴´…˝몇몇 실수들이 강하게 만들어˝

  • 입력 2002년 4월 1일 18시 45분


“인생은 덧없다네, 친구.”

뉴스위크 최신호(8일자)는 커버스토리에서 대통령 퇴임 뒤 자연인으로 돌아간 ‘시민 클린턴’을 밀착 취재해 소개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 가진 인터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주로 뉴욕 채퍼쿼 자택과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뉴욕 할렘 125번가 사무실을 검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오가며 회고록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회고록은 2003년 가을 출판된다.

그는 “서점에서 한가로이 책을 산다든지, 아무 식당이나 들러 밥을 먹는다든지, 27년의 공직생활 동안 못해 봤던 것을 다시 하게 돼 기쁘다”며 “현재 나는 매우 평화롭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힐러리 상원의원과 딸 첼시, 첼시의 남자친구인 이안 클라우스와 함께 도미니카로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조세 포탈범 마크 리치를 사면해준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사면 스캔들’에 대해 “내가 ‘부적절한’ 동기로 그랬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만약 다시 기회가 오면 리치를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치가 저 문으로 들어와도 그를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정치적 스캔들에 “화가 났었다”며 자신의 애견 ‘버디’가 죽은 이후 가장 기분 나쁜 기억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0년 가을 오사마 빈 라덴을 놓쳤던 사건을 떠올리면서 “당시 목표지점에 빈 라덴이 있을 가능성은 40%였던 반면 그곳에는 수많은 여자들과 어린이들이 있었다”며 “그들을 죽였더라면 오히려 미국의 이익을 해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00마일 부근에서 빈 라덴의 행방을 포착한 적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를 잡을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빈 라덴이 자신을 살해하기 위해 암살범들을 훈련하고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현재의 노선을 바꿔 한국 정부의 희망대로 북한의 미사일개발 계획을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며 처음으로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공개 비판했다.

재임 중 그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는 중동평화안에 대해서는 “중동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렇다할 묘안은 없다”며 “최종 중재안 역시 2000년12월 이집트에서의 합의안(팔레스타인이 난민 귀환권을 양보하는 대신 이스라엘은 영토를 반환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끝내며 “돌이켜보면 나는 하지 말았어야 할 몇 가지 실수를 했다”며 “그런 실수들이 나를 겸손하고 강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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