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팻 라일리, 트레이드설?

  • 입력 2001년 12월 5일 17시 26분


최근 모 스포츠 사이트에서 재미난 글이 하나 올라왔다. 그 내용인 즉, 마이애미 히트의 감독이자 NBA 내에서 명장으로 손꼽히는 Pat Riley에게 대학 농구의 문을 두들겨 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다소 냉소적인 내용이 그것이다. 여기서 켄터키 출신의 Riley가 켄터키 감독으로 새로 취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다. 물론, 현 켄터키 감독이자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의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Tubby Smith는 NBA 의 문을 두들기고..

그만큼 Riley의 현 마이애미 히트는 형편없기 그지 없다. 최근 히트에 관한 기사나 칼럼들이 줄을 잇고 등장하는 판이지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

히트는 2승 13패(4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시카고 불스와 함께 리그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히트가 상승세를 타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했던 시카고 불스-워싱턴 위저즈 간의 연전에서 모두 패했다는 사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에게 애틀란틱 디비전 패권을 내주기 전까지 내리 4시즌 디비전 패권을 차지했던 팀 답지 않은 형편없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히트는 당당한 리그 우승 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Zo-Grant-Mason-EJ-Timmy로 대표되는 베스트 5만 하더라도 공포의 대상이기에 충분 했다. 그러나, 지난 정규 시즌, 저 5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코트에 들어섰던 시간이 총 1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히트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뉴욕 닉스를 만나지 않는 행운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 그리고 비참한 현실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열정의 히트가 도대체 왜 이런 처참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일까?

그들의 공격은 이해할 수가 없다.

히트의 현재 팀 평균 득점은 82.5 점이다. 스코어링 마진(평균 득점 - 평균 실점)은 무려 -5.8점이다. 지난 시즌, Alon Jo Mourning의 공백으로 인해 느린 템포의 농구를 시도했고, 이로 인해 평균 득점이 급락했던 바 있지만, 스코어링 마진만큼은 어느 정도 괜찮은 수준의 숫자를 유지했던 것이 지난 시즌의 히트였다. 여전히 수비는 좋다. 그들의 평균 실점은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멋진 수준이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력은 너무나 너무나 한심하다.

히트의 공격력이 형편없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가장 큰 문제로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는 것. 시즌 시작 전, 주전으로 나올 것이 명백했던 Brian Grant나 Kendall Gill 모두 현재 출전하기 힘든 실정이다. Grant와 Gill은 각각 7, 4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Gill은 앞으로도 최소 한 달 이상 경기에 출전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스코어링 옵션 이었던 Alonzo Mourning은 예전의 터프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퍼리미터 점퍼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가 점퍼를 많이 날리면 날릴수록 골밑 양상은 상대에게 유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를 서포트 해 줄 자원이 현재로선 없으니까. 또, 예전처럼 날카로운 페이스업 돌파나 포스트업에서의 박력 넘치는 공격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 거리. 물론, 이는 그의 몸 상태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체력적인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외곽 슛 능력이 부족한 백 코트 진 역시 문제이다. 포인트 가드 포지션을 책임지는 Anthony Carter나 Rod Strickland, 그리고 1-2번 백업으로 출전하는 Eddie House는 모두 외곽 슛에 어느 정도 약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 이번 룰 개정으로 인해 가드들의 돌파가 예전만큼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수비하는 입장에서 맘만 먹으면 '점퍼는 준다. 하지만, 돌파는 안된다.'라는 마인드의 수비를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드 골 성공률 40% 를 넘기지 못하는 세 명의 외곽 슛이 부실한 가드들은 팀에게 있어서 악몽 같은 존재, 수비하는 입장에 있어선 도우미 같은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히트가 셋 오펜스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크나큰 백태클이 아닐 수 없다.

히트에게는 Eddie Jones라는 좋은 득점원이 있지만, 팀은 그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그 역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싶다. Jones는 Riley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슬래셔이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바탕으로 쉴새 없이 코트를 누빌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임에도 불구, 현재 히트에서의 Jones는 너무나 비이기적이라는 것이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또, Jones의 활발한 움직임만큼 이 팀의 백코트는 그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Chris Gatling과 LaPhonso Ellis가 로스터 상에 올라와 있고, 두 선수는 그나마 괜찮은 수준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Gatling은 평균 20분 출전에 평균 9.2득점을 기록 중이며, Ellis는 33분 가량 코트에 나서 평균 10점 가량의 득점을 해주고 있다. 또한, 두 선수 모두 필드골 성공률이 48% 를 넘는 괜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Gatling은 포스트업, Ellis는 페이스업을 이용한 중거리 점퍼 등의 공격을 주로 하는데, 이는 그나마 히트의 숨통을 터주고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중요한 상황에서 꾸준히 득점을 맡기기에는 두 선수 모두 확실한 옵션으로서의 가치가 다소 떨어진다는 게 흠.

Pat Riley 스타일답게 빠른 패싱은 잘 이루어진다. 그러나, 패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상대를 위협할 만한 요소가 너무 적다. 상대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슛 거리를 갖춘 선수들이 너무 부족하며, 상대는 아예 그것을 알고 돌파를 저지하는 수비 대열을 만들어 Jones나 Strickland의 능력을 잘 저지해내고 있다. 게다가 오픈 찬스가 나도 자신 있게 점퍼를 때려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며, 선수들 사정이 안좋다 보니 잘 들어 가지도 않는다. 로 포스트에서의 득점 위협도 예전만큼 위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상대의 수비에 휘말리며, 이렇다 할 페네트레이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팀의 셋 오펜스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는 것이다. 불스와 위저즈에게 패했을 때, 히트가 내세웠던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은 마치 Anthony와 Rod의 '수비 달고 쏘는 중거리 점퍼'였던 것처럼 보일 정도였으니..

속공과 자유투는 어디로 갔는가?

'Easy Basket'. 속공에 의한 득점이나 자유투에 의한 득점은 거의 모든 감독들이 선호하는 득점 방식이다. 특히 상대 수비 대열이 채 형성되기 전, 득점을 시도하는 속공은 가장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히트에게는 이러한 득점 방법이 보이질 않는다.

Jones는 최고의 슈팅 가드 수비수라는 명성을 얻고 있지만, 또한 그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속공 마무리 꾼(Finisher)이기도 하다. 빠른 스피드와 다양한 골 밑 마무리 기술을 갖춘 그가 속공에서 갖는 메리트는 대단한 것이다. 또한, Strickland 역시 속공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나 직접 마무리하는 능력은 여전히 리그 탑 클래스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히트에게 속공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리바운드가 안된다. Mourning은 예전처럼 수비 리바운드를 장악하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전의 그가 아니다. 여기에 골 밑에서 Zo의 리바운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Grant는 결장 중이며, 그 외에는 단지 키만 큰 빅 맨들 뿐이거나 리바운드 가담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많다.

즉, 백코트 자원들도 보다 수비 리바운드에 가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히트의 실정이라는 것. 더 큰 문제는 Riley가 최근 다소 느린 공격 템포, 그리고 안정적인 셋 오펜스 위주의 공격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팀이 안정된 포스트를 갖춘 팀에 비해 빠른 속공을 전개해나갈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드물다. 히트는 현재 팀 리바운드 순위 면에서 5위안에 드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뒤에서..

여기에 페네트레이션 공격 빈도수가 적다 보니, 자유투 얻을 기회가 상당히 적다. 여기에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그 자유투마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 현재 67.3%를 기록하며 시카고 불스에 이어(?) 리그 28위를 기록 중이다. 히트에게는 Shaq가 없다. 그럼에도 히트는 LA 레이커스보다 더 악몽 같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 중이라는 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Zo의 시대는 끝났다?

애석한 얘기이지만, 파이터다웠던 Zo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데 있어서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득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그럭저럭 리그 탑 클래스 수준을 유지해주고 있지만, 그의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에는 택도 없는 수준. 여기에 그는 예전만큼 저돌적이었던 모습조차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P.J. Brown 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 Zo에겐 그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는 Brian Grant가 돌아와도 문제가 될만한 부분인데, Zo가 갖고 있는 체력적인, 그리고 정신적인(그는 그의 몸상태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진 않지만, 분명 예년보다 플레이가 많이 위축되었다.) 문제들을 커버해주기 위해서는 센터까지 커버해줄 수 있는 장신의 수비수, 그리고 좋은 리바운더가 필수적이다. Grant가 돌아오면 Zo는 분명 보다 편안한 게임을 펼칠 수 있을 것이고 맘놓고 중거리 점퍼를 던져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러나, Grant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면에서 Brown을 따라가지 못한다. 하나는 Zo 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쉐도우 블라커로서의 역할, 그리고 또 하나는 Zo와 매치업을 바꿔가며 그의 체력적 한계를 커버해줄 수 있는 신장. 지난 시즌, 히트가 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샬럿 호네츠에게 망신을 당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Zo가 제 기량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혹은 어려워 보이는 현재, Grant 가 돌아온다 해도 그들의 여건상, 좋은 포스트업 수비를 갖춘 인사이드진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나, 페네트레이션을 시도하는 상대팀 선수들에게 위력적인 존재, 그리고 높이 면에서의 위력적인 존재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여전히 나쁘진 않다. 다만 Zo의 회복이 늦어지는 시점에서 봤을 때, 예전만큼은 결코 아닐 수 밖에 없다.

대책은 없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Brian Grant와 Kendall Gill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점. Grant는 당장 Zo의 골밑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이고, (막말로 V.Stepania 와 Sean Marks 등을 보다 많은 시간 벤치에 앉아있게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팀에 도움이 되는 일) Gill 은 현재 히트의 약점으로 지적 받고 있는 정교한 중거리 점퍼, 돌파 능력, 속공 가담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Gill 은 난잡(?)했던 2년 전의 뉴저지 네츠 시절,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도맡는 활약을 펼쳤던 바 있다. 현 시점에서 히트에게 가장 필요한 선수임이 틀림없다.

히트는 최근 Jimmy Jackson 과 계약을 체결하여 백코트 득점력을 높이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마도 이는 당장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이유는 Gill 이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와 비슷하다. 그는 셋 오펜스 과정에서 여전히 좋은 득점원이 될 수 있으니까. 득점력 자체만 놓고 보면 그는 Gill 보다 훌륭한 선수이다. 위에서 설명했던 이유로 인해 득점력이 많이 약해진 히트에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아직 15경기 밖에 끝나지 않았다. 히트에게는 앞으로 무려 67경기가 남아있다. 동부 컨퍼런스 중하위권 팀들이 올 시즌 대대적으로 도약을 했다는 점이 히트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질지 모르나, 히트 로스터가 갖고 있는 전력 자체는 여전히 대단한 수준이며(단, 팀 내 주축 선수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때. 근데 이건 사실 모든 팀에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던가?), Riley 를 당장 켄터키로 보내기에는 그 동안 그가 쌓아왔던 업적이 너무나 화려하다.

히트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가운데, 수비력만큼은 예년의 수준엔 미치지 못해도 상위권 레벨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 볼만 하다. 히트가 다소 느린 템포의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보니 득점을 뽑아내는 것만큼 실점하는 숫자도 적다. 특히 그들의 외곽 수비는 예년의 수준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 그러나, 중요한 점은 히트가 현재 심각한 부상 병동이라는 점을 십분 감안해볼 때, 그들의 수비가 '여전히' 좋은 편이라는 점이다. 수비력을 끌어올리는 것과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것 중 무엇이 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는가?

비슷한 예로 뉴욕 닉스를 들 수 있다. 닉스는 히트 못지 않게 시즌 초반 한심한 성적을 남기다가 어느새 5할 승률로 복귀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닉스가 초반 스몰 라인업 때문에 고전하면서 다소 어려웠던 위기를 겪었음에도 끈끈한 팀 디펜스로 이를 커버하였고, 득점력과 리바운드 면에서 상당히 고전했었다가 Marcus Camby의 복귀를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닉스는 초반 4승 7패를 기록하는 그 와중에 있어서도 여전히 리그 내 탑 수비 팀 중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 팀 수비 관련 기록 면에서 리그 탑 클래스에 이름을 올렸던 팀들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예를 찾아볼 수 없었다. 히트는 여전히 좋은 수비 팀이고, 아직 그들에게는 상당한 경기수가 남아있다. 히트의 가장 큰 문제는 스코어링 마진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공격력의 업그레이드, 즉 셋 오펜스의 정교화와 속공의 강화 등이 필요한 것인데, 이는 Jimmy의 적응이 어느 정도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느냐와 부상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복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질 뿐,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게다가 Grant가 복귀하여 골밑 전력을 어느 정도 강화시켜주고, Ellis를 벤치 자원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면 득점면이나 인사이드 강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리라.

현재 마이애미 현지 언론에서는 2002년 NBA 드래프트에서의 선택을 보다 주목하고 있는 듯 싶다. 듀크의 Jason Willams, 웨스턴 켄터키의 Chris Marcus, 중국의 Yao Ming 등 특급 선수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 실정. 그러나, 포기하기는 아직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히트는 아직 풀 전력 상태가 아니다. 게다가 다시 강조하지만, 히트에게는 아직 무려 '67' 경기가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히트에게는 여전히 플레이오프에 대한 가능성은 크게 남아있다고 예상한다. 이에 대해선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갖고 있다. 자신 있는 분들은 여기에 내기를 걸어도 좋다. 하지만, 내기에 응하시는 분들 대다수가 결코 갑부는 아닐 것이라.. '100원 내기' 정도면 딱 좋겠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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