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지각-결석 의원들 어디서 뭐 했나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32분


1일 유선방송 채널인 KTV의 중계를 통해 제222회 정기국회 본회의 개회식을 보았다. 그런데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빈자리가 수두룩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전체 의석 가운데 시간에 맞춰 참석한 의원은 약 4분의 1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계속 비어 있거나 뒤늦게 자리가 채워지는 것을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기국회 개회식이라면 학생들의 신학년도 개학식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초등학교 학생도 개학식에는 거의 100% 출석하는데 국민을 대표해 민의의 전당에 보내진 중요한 인물들 가운데 많은 수가 개회식에 불참하거나 지각을 한 것이다. 이것은 국회의원들이 규정을 지키고자 하는 자세가 초등학생 수준도 못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하는 의원들도 있겠지만 그 시간에 그 많은 의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전체 의원이 참석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도 해결하기 어려운 나라 일이 수두룩할 텐데 개회식부터 참석하지 않는 의원이 수두룩하니 앞으로도 국회 운영의 결과는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금배지만은 꼭 달고 다니는 의원들을 보면 평소 국민에 대해 죄송하다는 반성보다는 군림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져 후안무치하다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허 성 호(서울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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