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세계가 두려워할 미래의 한국기업…'

  • 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37분


■'세계가 두려워할 미래의 한국기업 어떻게 만들 것인가?'/

김인수 지음/284쪽/ 1만원 /삼성경제연구소

뛰어난 인재와 풍부한 자본을 보유하고 이미 다양한 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대기업은 과연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히려 적은 인원과 자금 부족에 허덕이고 아직 사업 경험도 미천한 벤처기업의 미래를 더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업 전략, 재무 자원의 확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효율적인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 등 많은 경영 요소들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이 중에서도 조직을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강조한다. 결국 기업의 많은 활동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들 인적 자원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직은 바로 이러한 인적 자원의 창조성과 역량 발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대기업 조직은 어떤 모습인가? 저자는 미래 조직이 갖추어야 할 특성으로 유연성, 대응성, 민첩성, 임파워먼트, 지식 등을 거론하면서 대기업 조직을 작은 기업가적 사업단위(EBU)로 분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사업부는 총수나 비서실의 지휘를 받아 주어진 사업 전략 하에서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초점을 두는 조직인 반면 EBU는 벤처기업과 유사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단위를 의미한다. 책에 제시된 사례처럼 대기업에 속해 있다가 별도로 분사된 사업들이 오히려 성과가 급상승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그 외에도 스태프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들은 공통지원부서(SSU)로 분리하고 대기업 조직내에 임시 조직과 가상 조직을 구축해서 특정 프로젝트를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책에서 제시한 미래형 대기업 조직은 여러 개의 작은 EBU, SSU와 기타 임시 조직 및 가상 조직들간의 네트워크로 구성된 연방제 조직의 모습이다. 이제 과제는 어떻게 수십년 동안 대기업에 누적된 경영 관행과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앞서 제시한 연방제 조직으로 변신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저자가 제안한 가장 핵심 내용은 CEO의 교체이다. 관리 지향적이고 안정 지향적인 태도와 마인드를 갖고 있는 CEO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을 변신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혁신에 성공한 GE나 필립스에는 웰치와 팀머라는 뛰어난 리더가 있었다. 혁신적인 CEO가 중심이 되어 총체적이고 급진적인 시스템 변화를 주도해야만 거대한 대기업 관료 조직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조직과 기술 혁신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한 저자답게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창의적인 기업가들로 넘치는 조직을 만들고 싶은 경영자라면 혹시 자신이 혁신의 걸림돌이 아닌지를 생각하면서 책에 제안된 방안들을 검토해보기를 권한다.

이동현(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 도서 상세정보 보기 & 구매하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