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밀로셰비치 성명발표]"국민위해 일한 나는 도덕적 승자"

  • 입력 2001년 7월 10일 18시 59분


“나는 도덕적 승리자다.”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유엔국제전범재판소(ICTY) 구치소에 수감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사진)은 9일 성명을 통해 “국민을 위해 옳은 일만 했을 뿐 죄가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뻔뻔스러운 이 성명은 이날 2시간 가량 그를 면회한 캐나다 국적의 크리스토퍼 블랙 변호사를 통해 암스테르담에서 공개됐다.

ICTY측에선 면회장에 통역인을 배석하도록 했지만 두 사람은 줄곧 영어로 대화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나는 도덕적 승리자다. 내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모든 일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나는 정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모든 시민이 갖고 있는, 국가를 지킬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며 바로 그 것 때문에 여기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ICTY가) 전범을 찾는다면 ICTY구치소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부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또 “나는 건강하며 결코 자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 변호사에 따르면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24시간 카메라의 감시를 받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ICTY가 자살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감방 내 전등을 24시간 켜놓는 바람에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수감된 후 처음 닷새간은 잠을 잘 수 없었다는 것. ICTY측은 이후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항의를 받아들여 취침시에는 약한 불만 켜놓고 있다.

블랙 변호사는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나를 변호인으로 선임하지 않았으며 그는 앞으로도 법정에서 직접 자신을 변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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