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NGO]中 지자체 공무원 '월급 달라' 파업

  • 입력 2001년 6월 20일 19시 26분


중국 정부의 농민 부담 경감책 때문에 재정상태가 나빠진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허난(河南)성 스퉁(四通)진의 관리 전원은 최근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사람은 당서기와 진장 등 두 사람.

밀린 월급을 지불하라는 게 파업 이유. 스퉁진은 지난 반년간 공무원 월급을 한푼도 지불하지 못했다. 진(鎭)은 한국의 읍에 해당하는 행정단위. 한국의 면에 해당하는 향(鄕)의 재정상태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의 향·진 지방정부 가운데 90%가 관리들의 월급을 제때에 주지 못하고 있으며 1년째 지불하지 않은 곳도 있다. 안후이(安徽)성의 한 향장은 현직을 가진 채 상하이(上海)로 돈벌이를 떠났으며 부업으로 택시운전을 하는 향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이처럼 나빠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앙정부의 농민 부담 경감책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96년 이래 농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민에 대한 각종 잡부금 부과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향·진 자치단체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공무원의 월급마저 지불하지 못하게 된 것. 정부가 94년부터 학교 교사의 월급을 지방자치단체에 부담하도록 한 것도 재정을 나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중국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학교 교사 60∼70%가 월급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말도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200억위안(약 3조2000억원)을 보조하고 있지만 이는 지방자치단체 지출 예산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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