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대구 섬유산업 육성 '밀라노프로젝트' 중간점검

  • 입력 2001년 6월 10일 18시 51분


밀라노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패션어패럴' 조감도
밀라노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패션어패럴' 조감도
‘대구를 세계 섬유산업의 메카로.’

대구 경북지역 섬유산업을 육성하고 대구를 국제적인 패션도시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가 99년 이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대구 경북지역 경제회생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섬유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지자는 것.

프로젝트의 핵심은 제직 염색 위주의 1차 섬유산업을 패션 디자인 중심의 3차 의류산업으로 탈바꿈시키자는 것이다. 2003년까지 5년간 모두 68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업 진척도는 5월 말 현재 52.3%.

그러나 정작 2003년 이후에 대한 준비는 아주 미흡해 수많은 과제가 가로놓여 있다는 것이 이 지역 관계자들의 여론이다.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대구 동구 봉무동 일대 30만평에 ‘패션어패럴 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이 사업은 봉무동 일대에 패션제품의 생산기지 및 도소매시장 원단전시장 등 섬유패션디자인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해 생산과 유통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

고부가가치의 섬유제품과 디자인 개발을 위해 실험적으로 설립한 ‘파일럿 공장’은 부분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완공된 신제품개발센터는 고속 에어제트 직기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본격 가동에 들어가 80여종의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센터는 앞으로 복합사 제조를 통한 신제품과 시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대구염색기술연구소도 지난해부터 이 프로젝트의 지원사업으로 디지털 염색 소프트웨어인 다이텍(DYETEC) 시스템을 보급해 지역 염색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완공된 패션디자인개발센터는 ‘포럼(FORUM)’이라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패션업계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의 최신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전문가들은 5년 만에 대구가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같은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변모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2003년은 인프라 구축 사업을 매듭짓는 데 불과하며 국제적인 패션도시 건설의 시작 단계라는 것.

이들은 밀라노가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변신하는 데 30년 이상이 걸린 사실을 지적하며 2003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부는 하드웨어 구축에 치중돼 있는 2003년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런 투자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태일(徐泰日) 대구시 섬유특별보좌관은 “밀라노 프로젝트가 끝나는 2003년은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에 불과하고 이후에도 섬유패션산업을 고도화하는 이른바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추진과정에도 아쉬움이 많다.

중앙정부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건물과 기초설비 투자 등 예산 집행에만 신경을 쓰고 있을 뿐 국내 섬유산업의 재편성이라는 커다란 틀에는 관심이 미흡하다는 여론이다. 당초 관 주도로 시작돼 관련 업계의 참여가 부족한 것도 문제. 또 수도권에 몰려 있는 패션업체와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 참여와 유인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히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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