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캠페인]박일분 할머니 전재산 5억원 장학금 쾌척

  • 입력 2001년 4월 23일 19시 08분


홀몸으로 평생 날품팔이와 농사일을 해온 박일분(朴一粉·73·경북 상주시 낙양동) 할머니. 그가 피땀 흘려 일궈온 논(480평) 밭(66평)과 28평짜리 주택 등 시가 5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23일 상주대에 기부했다. 박씨는 “많은 돈은 아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주가 고향인 박씨는 해방 전 돈을 벌어오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간 남편의 소식이 끊어진 뒤 6·25전쟁 때는 설상가상으로 두 아들을 모두 잃고 25세의 나이에 홀몸이 됐다. 그 후 박씨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행상과 날품팔이를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평소 근면하고 검소한 생활로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한편 상주대는 박씨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교내에 ‘장학후원동산’이란 조그만 공원을 조성, 24일 개교 80주년 행사 때 개장식을 갖기로 했다. 학교측은 학기마다 우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상주〓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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